서울예술단이 내년도 신년 뮤지컬 소재로 "바리데기"설화를 택했다.

서울예술단은 내년 1월9일~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
"바리-잊혀진 자장가"를 공연한다.

무대미술가인 신선희씨가 이사장을 맡은 후 서울예술단의 역량을 모아
내놓는 첫번째 작품이다.

고조선시대 무속설화의 주인공인 바리데기공주는 오구대왕의 버려진 일곱째
딸.

온갖 모험끝에 자신을 버린 아비를 구해내는 효심깊은 인물이다.

신이사장은 "바리데기공주는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구원의 여신과도 같다"며
"온갖 역경을 극복해내는 바리데기공주의 모습을 통해 세기말의 어려운 현실
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덕목,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속의 바리데기공주는 현실과 설화의 영역을 넘나든다.

현실의 "바리 보우만"은 부모와 조국으로부터 버림받은 해외 입양고아.

그는 미국인 애인에게서 버림받자 자해를 하고 꺼져가는 생명속에서 존재의
근원을 찾아 길을 떠난다.

폐허가된 고대도시에 도착한 그는 자신이 오구대왕의 버려진 일곱번째
공주란 사실을 알게된다.

그는 권력에 눈이 먼 여섯공주와 사위들에 의해 쓰러져가는 왕국과 아버지
를 구하기 위해 지옥으로 모험길에 오른다.

그는 지옥에서 무장승과의 행복한 삶을 포기하고 생명수와 꽃을 들고 와
폐허가 된 왕국과 아버지를 구한다.

연출자인 김효경은 "관습이나 관행으로서의 효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행하는
효를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꽃잎" "아름다운 시절"의 음악을 만든 원일이 음악을 맡았다.

원일은 "양악과 국악이 합쳐진 독특한 리듬과 선율의 곡을 구상중"이라며
"미스 사이공 같은 진하고 처절한 곡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는 신이사장이 직접 꾸민다.

열린제작방식을 표방, 이제까지와는 달리 외부에서 배우를 많이 캐스팅했다.

이선희 임선애(바리), 윤복희(바리의 어머니), 유인촌 박철호(마별사),
유열 유희승(무장승)등이 출연한다.

서울예술단은 이 작품을 계속 다듬어 고정 레퍼토리로 장기공연할 생각이다.

또 국립국악원 무대에서 가무악 공연을 상설화하고 대학로나 지방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523-0987.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