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세계무역 전선에서 강공책을 펴고 있다.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무역전 상대는 유럽연합(EU) 일본 동남아 브라질 러시아등 선진국과
개도국을 가리지 않고 있다.

미국은 전에도 교역상대국들과 심심찮게 통상분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인 적은 거의 없었다.

이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무역적자 예상치는 작년보다 4백억달러달러 많은 약 2천억달러.

내년에는 더 불어나 2천5백억달러가 넘을 전망이다.

미국은 오는 17-18일의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장을 전쟁의 무대로
벼르고 있다.

통상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무역전쟁이 터질 경우 경제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EU 무역전=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무역전쟁 위협은 10일 EU에 대한
선전포고로 정점에 달했다.

이날 미국정부는 EU의 불공정한 바나나수입정책을 이유로 EU상품 15개에
대해 무더기로 무역제재 계획을 발표했다.

EU가 미국및 중남미산 바나나수출품에 대한 차별정책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포도주 치즈 의류같은 EU상품에 1백%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부과시점은 내년 2월1일.

금액은 10억달러로 양측 무역분쟁사상 최대규모다.

샬린 바셰프스키 미국무역대표는 "EU가 끝내 차별정책을 폐지하지 않을
경우 무역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대해 리언 브리턴 EU무역위원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재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무역제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바야흐르 "대서양 무역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대아시아 공격=일본이 주요타겟이다.

중국과 대만 한국도 사정권 안에 들어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10일 대통령수출자문위원회에 참석, 일본이 경제및
시장개방개혁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임.수산물의 수입관세를 내리라며 시장개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수 있다고 고 경고했다.

윌리엄 데일리 상무장관도 일본이 정부조달시장을 열지 않으면 무역제재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국과 대만에 대해서는 이날 철강제품에 대해 덤핑예비판정을 내렸다.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인하및 철폐등 무역장벽제거를 줄기차게 요구중이다.

섬유수출쿼터를 둘러싸고 중국과 무역전쟁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기타=브라질 멕시코 러시아등 개도국들과도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브라질의 철강제품을 시장가격보다 싼 값에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물릴 태세다.

클린턴대통령은 덤핑혐의가 짙은 개도국 철강업계는 미국 철강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인정하고 대미 철강수출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국가가 자율적으로 수출을 줄이지 않을 경우 수입제한과 같은
무역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 미국의 EU 보복관세 품목 ]

<>포도주 <>포도액 <>침대보 <>가전제품 <>전등기구 <>전기온수기
<>치즈 <>밀가루로 만든 빵, 과자 <>가공목재 <>제지 <>원심분리기 <>정수기
<>연필/볼펜 등 필기구 <>과일주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