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자연 다큐멘터리 한 편이 이번 주말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오는 14, 15일(오후 10시50분) 이틀동안 1,2부로 나눠 방송되는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한국의 패류"(연출 윤동혁).

국내에 서식하는 조개의 생태를 다룬 본격 "조개 보고서"다.

국내에 9백여종이 분포한다는 패류는 식량자원뿐 아니라 생태계의 먹이사슬
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제작진은 지난 2월부터 9월 중순까지 한반도 주변 바다와 지리산 오대산
등 내륙지역을 답사하며 지금까지 흔히 접할수 없었던 귀한 장면들을 영상에
담아냈다.

제작진은 목포 영산강 갯벌에서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쌀알 모양의 조개를
채집, 목포대 임현식 교수와 함께 "목포 쌀알조개"라는 학명을 지어
한국패류협회에 보고하는 개가를 올렸다.

또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민물조개 "귀이빨대칭이"를 경남 창녕의
우포늪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안면도 연육교 아래에서는 카메라맨이 4일동안 기다린 끝에 피뿔고둥의
교미장면을 처음으로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날로 심각해져가는 환경 문제로 생태계에 교란이 일어나는
안타까운 현실도 보여준다.

남해안에 폭넓게 서식하는 패류의 하나인 "대수리"가 배 밑바닥에 바르는
페인트에서 나온 유기주석의 영향을 받아 양성으로 변화, 생식 기능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밖에 전복과 북방대합의 방정.방란모습, 돌속에 구멍을 뚫고 사는
돌맛조개, 고산지대에만 서식하는 산골조개, 새끼를 업고 다니는 물레고둥
등 신비로운 조개의 생태를 생생하게 전한다.

연출을 맡은 윤동혁PD는 "버섯, 그 천의 얼굴"(95년 방송대상 최우수작품상)
과 "자연다큐멘터리-게"(97년 백상예술대상 TV교양부문)로 잘 알려진 인물.

윤PD는 "조개의 생태를 통해 갯벌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했다"며 "매립으로
사라져가는 갯벌을 하루빨리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PD는 "이번 작품을 끝으로 자연 다큐멘터리는 당분간 그만두고 카메라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