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회복조짐을 보였던 수출이 다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마이너스 3.9%를 기록했던 수출감소폭이 지난달에 다시 두자릿수
로 커졌다.

정부의 수출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여건이 워낙 나쁜데다 정부의
정책의지가 은행 등 일선 수출지원기관의 창구에서 먹혀들지 않는 등 안팎의
요인들이 겹쳐 있다.

대기업에 대한 무역금융허용 등 추가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연말목표달성은
힘들다.

산업자원부는 "한국이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경쟁국보다 양호한 수출실적
을 보이고 있다"면서 "엔고효과가 3개월이상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경우 내년초
부터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세계시장의 경기 침체가 주범 =수출이 늘지않는 결정적인 요인은 우리
수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아시아지역의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격감으로
볼 수 있다.

올들어 지난달 20일까지 대아시아 수출은 전년동기보다 17.2%나 줄었다.

수출물량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수출지역에서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출주력품목의 단가는 오히려
지난 8월까지 작년동기보다 20.1%나 떨어졌다.

더욱이 아시아국가들이 극심한 내수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수입규제조치
강화 등을 통해 수출확대 전략을 펴는 것도 우리에겐 부담이다.

정치경제 불안이 심화된 러시아 중남미 등에 대한 수출계약도 수출대금에
대한 회수불안으로 급감하고 있다.

<> 신3저 효과 기대이하 =정부는 일본 엔화값이 미달러보다 10% 오르면
우리 수출이 연간 2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금리인하로 각국의 소비투자가 늘어나면 우리에겐 수출증대의 호재다.

원자재값 하락은 국제수지에 효자노릇을 한다.

그렇지만 국내수출금융 경색이 풀리지 않는데다 내수침체및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산업생산 기반위축이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 수입은 더 줄어 교역위축 =IMF 지원이후 올들어 수출은 30~40%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10% 안팎의 수출감소율보다 20~30%포인트나 높다.

수출할 원자재로 쓰이는 전기 전자 등 자본재의 수입감소가 두드러진다.

국내소비.투자가 위축된데다 신용경색으로 수입신용장(L/C)마저 열기
어려워서다.

<> 추가 지원책 검토 =지난 9월 김대중 대통령이 총력수출지원 체제를
갖추라고 지시한 이후 정부는 각종 수출지원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지만 수출금융 경색이 획기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올 수출목표
1천3백62억달러 달성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종합상사에 대한 여신한도 제외 등 법정부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