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으로 주식 거래가 거의 없는 상장회사가 난데없이 자사주를 매입
하겠다고 나서 증권가의 주목을 끌고 있다.

동키호테같은 자사주 매입에 나선 주인공은 호남식품.

콜라사업을 매각한 지난해 4월 "영업활동정지" 사유로 관리포스트에 편입된
종목이다.

신규사업으로 영업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2000년 4월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해있다.

호남식품은 SK증권 창구를 통해 오는 19일부터 3개월동안 자기회사주식
3만주(발행주식수의 3.3%)를 사겠다며 증권감독원에 14일 신고서를 제출했다.

관리종목군에 들어있는 상장회사가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다.

호남식품은 구조적으로 주식의 장내 거래가 힘들게 돼있다.

이 회사의 총발행주식수는 90만주(납입자본금 45억원)에 불과하다.

상장주식수가 적은데다 최대주주인 임재현 사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1.1%로 높은 편이다.

여기에 영업양도에따른 주식매수청구로 지난해 7월 회사가 보유하게된
주식물량이 39만5천5백주(43.9%)나 있어 유통물량이 빈약할 수 밖에 없다.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이 개시될때 회사측은 마음만 먹으면
주가를 매일 1백원씩 올릴 수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호남식품의 싯가(공시일인 14일기준 1만3천1백원)를
감안한 호가단위로 계산하면 전일기준가대비 1백원 높은 가격으로 주문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식품 관계자는 자사주매입 배경에 대해 "주가 안정이 필요하다"는 원론
적인 얘기만 되풀이 했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