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의 경험이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박세리는 인터뷰할때마다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PGA투어 상금1위의 데이비드 듀발도 "이제야 골프를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한다.

그들이 골프를 하루 이틀 친 것도 아니고 대회의 압박감을 모를리도 없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경험의 가치"를 항상 강조한다.

시즌 종반의 최고 굿뉴스라 할수 있는 김미현의 프로테스트 통과도 결국은
"최소한도의 경험"에 기인한다.

올 6월까지만 해도 김미현은 미국 공식대회에서 플레이해 본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역예선을 거쳐 7월초의 US여자오픈 본대회에 출전했다.

당시 김미현은 "전혀 김미현답지 않은 골프"로 커트 통과에 실패했었다.

김미현은 당시 파3홀에서만 2라운드동안 10오버파이상을 쳤다.

그녀는 파3홀에만 가면 트리플보기나 더블보기가 줄을 이었다.

김미현은 그런 플레이가 내심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은 프로테스트 최종전 12위를 마크, 내년도 풀시드권확보라는
최종 승리를 쟁취했다.

만약 US여자오픈 지역예선 및 본선 이라는 미국경험이 없었으면 이번
쟁취가 가능했을까.

김미현 역시 "문을 두드라는 경험, 눈으로 확인하는 경험"이 있었기에
성공했다고 봐야한다.

성적이 문제겠지만 김미현은 미국에서 꽤 인기가 있을 것이다.

그 작은 몸으로 야무지게 골프를 치는 모습은 누구나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수 있다.

그런면에서 김미현도 "대기업의 스폰서십"이 절실하다.

세계무대 경쟁은 혼자 힘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것.

박세리도 삼성과의 만남이 오늘의 그녀를 만든 것으로 봐야한다.

김흥구 < 골프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