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 강세로 원화가치에 대한 전망도 급격히 수정되고 있다.

일부 외환딜러들은 원화가치가 1천3백원대 초반으로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만간 1천2백원대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딜러들은 엔화 움직임이 여전히 불안하다며 원화가치가
상승기조를 탔다는데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달 23일을 전후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한때 1천4백원대로
밀렸을 때 상당수 외환시장관계자들은 원화가치가 당분간 계속 하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리적 상승작용이 빚은 수직분석의 결과였다.

반대 방향이긴 하지만 이번에도 그같은 심리가 시장에 형성돼 있다.

"엔화는 계속 강세로 갈 것 같고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스탠더드앤드챠터드은행의 홍원재 지배인은 "시장이 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엔화가치가 10엔 상승했다면 10엔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물론 홍 지배인도 엔화가치에 연동, 원화가치도 단기(1주일이내)적으로
1천3백원~1천3백6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단기움직임으로 중장기 예측을 하는건 금물이라고 못박는다.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양상이 아직 해소될 단계에 와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 문성진 딜러는 "요즘 외환시장에선 달러당 1백20엔일때 원화가치
가 1천3백50원, 1백10엔일때 1천3백20원대, 1백엔일때 1천2백원대라는
등식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도 "엔화강세를 미국경기 불안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며 "환율이 이상하게 움직일 경우엔 펀더멘털을 따르라는 외환시장
속설을 명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펀더멘털, 즉 경제의 기본여건을 반영해 원화가치가 적정수준을 찾을
것이란 얘기다.

외환딜러들은 <>무역수지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시장에 나올 M&A 자금들이
대기중이며 <>외화당좌예금도 풍부해 수급측면에선 큰 문제가 없다고 지적
한다.

다만 외채상환을 위한 매수세가 부담으로 남아 있어 언제라도 원화가치를
뒤흔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