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월업계의 정상자리에 오르면서 "타월 대모"로 불리기 시작한
여성 사업가가 있다.

무한타올의 김은애(35)사장이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에 들어간 이후 손꼽히는 타월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이 회사는 20~30%의 매출 성장세를 지속, 관심을
끌고 있다.

무한의 지난해 매출은 1백억원, 올해 목표는 1백20억원이다.

타월 한 품목으로 이정도 매출을 올리는 것은 하루 14시간 가량 일하는
직원들의 노고 때문이라고 김 사장은 말했다.

그러나 주위에선 김 사장의 뛰어난 사업능력이 가장 큰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욕심이 무척 많다.

대학 졸업후 타월업체인 보그상사에 잠깐 근무하면서 생산관리 영업
바이어상담 등의 업무를 두루 익혔다.

무슨 일이든 맡으면 깔끔히 해치우는 성격덕에 생소한 업무도 "두려운
대상이 아니라 즐거운 경험이자 일상생활 그 자체"였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런 배짱과 다양한 경험이 창업의 밑천이자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국내 라이선스 생산전략은 특히 주효했다.

로샤스 애로우 알프레도 베르사체 등에 이어 최근 이탈리아 브랜드인
발렌티노 루디의 공급에 나섰다.

경기침체기인 점을 감안,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용 또한 남다른 재산이었다.

하청생산 업체들에는 결제,판매업자에는 납기를 준수해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

뉴코아와 미도파의 부도로 8억원이 잠긴 상태에서도 건재했던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

김 사장이 타월 디자인에서 생산 영업까지 일사분란하게 지휘했던 것.

지난해 조흥은행 1백주년 기념일 즈음에는 70만장이란 물량을 수주해
두달반 만에 납품완료했다.

사업 9년째를 맞은 김 사장은 요즘들어 아침마다 자신에게 최면을 건다.

사업에 대한 욕심이 순수한 열정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자기억제의
순간이다.

사업 4년만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자체 사옥을 마련한 김 사장은 회사
발전의 주역인 직원들에게 아파트를 마련해주는 것이 당면 과제다.

그러나 궁극적인 욕망은 사업 자체에 있지 않다.

고아원 양로원을 짓고 장학사업을 펼쳐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이다.

무한은 타월업계 선두주자답게 이제 수출전선에 뛰어들었다.

우선 상표 미등록지역에 수출할수 있는 발렌티노 루디 브랜드로 물꼬를
튼다는 계획.

또 연내 고유 브랜드를 개발, 캐나다 미국 등 해외로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오는 22일 캐나다행을 시작으로 수출시장 개척에 나설 생각으로
영어회화 수강에도 열심이다.

< 문병환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