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앞두고 한가위 보름달이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대외악재가 많았음에도 이틀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강보합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포철 등 지수에 큰 영향이 큰 블루칩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은행
증권 등 금융주들이 공백을 메웠다.

금리가 10%대 초반으로 급락하자 금융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세계경제침체에 대한 우려로 미국 주가가 전날 2.69%나 하락했다는
외신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오름폭은 미미했다.

독일주가가 5.54% 급락했고 프랑스와 영국주가도 각각 5% 및 3.08%씩 떨어
지는 등 유럽주가도 맥을 추지 못했다.

무위험수익을 노린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1백34억원어치나 흘러나온 것도
반등분위기를 압박했다.

그결과 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1포인트 상승한 308.25를 기록
했다.

<> 장중동향 =해외증시 폭락 소식으로 내림세로 출발했다.

프로그램매도 물량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LG화학 등 일부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가 연 10%대에서 거래되는 등
회사채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에 힘입어 금융주가 시장을 선도하면서
장세를 역전시켰다.

하지만 그동안 매수우위를 유지하던 외국인투자자들이 매도에 가담하면서
개인투자자의 반등노력에는 한계가 엿보였다.

<> 특징주 =은행 증권 등 금융주들이 큰폭으로 상승했다.

조흥은행이 거래량 1위를 기록하는 등 금융주들의 거래가 활발했다.

우량주 가운데선 한전과 삼성전자 삼성전관등 이 강보합세를 유지했으나
SK텔레콤 포철 등은 내림세를 보였다.

1천원미만의 저가주들이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히면서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랫동안 조정을 보였던 동원도 기지개를 켜며 개별종목 상승을 선도했다.

<> 진단 =추석이후 장세의 관찰포인트는 금리동향과 기업자금사정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조덕현 한화증권 과장은 "지금처럼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진다면 일반
투자자들이 더이상 채권상품에 돈을 묻어둘 이유가 없어지는 만큼 고수익을
쫓아 증시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은행들이 시중에 돈을 풀기 시작하면 기업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이면서 증시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