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경련 회장(대우 회장)은 28일(현지 시간) "한국의 금융여건을
개선하고 국제금융 환경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대형 리딩뱅크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기존 은행들의 합병 및 외국자본 유치 등을 통한 대형화
작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재계가 주도하는 슈퍼은행 설립작업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 주최로 열린 오찬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이를위해 미국 및 유럽의 많은 금융기관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미 기본합의도 이뤄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한국경제가 당면한 도전"이란 제목의 연설에서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경쟁력의 원천은 제조 기반"이라며 "현재 한국기업들이 보유한
생산시설들은 거액의 외화가 투자된 것으로 선진국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 "현재 가동률이 60%에 불과한 이 설비를 정상적으로
가동해 나간다면 1조달러의 천연자원을 가진 나라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흔히 한국의 외채 규모를 1천5백억달러라고 하지만 순외채는
5백50억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국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각각
5백억달러씩 경상흑자를 만들어낸다면 외채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외환보유고도 1천억달러 수준까지 늘려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 "세계경제가 동시불황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으나
틈새시장을 잘 공략하면 얼마든지 수출을 늘려 나갈 수 있다"며 "예컨대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 등 구 사회주의 국가들과는 구상무역을 통해
판로를 확대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