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28일 경제기자회견으로 관가에서 떠돌던 경제팀 경질설은
일단 휴면기에 들어가게 됐다.

김 대통령은 이날 "분위기 일신을 위해 경제팀을 교체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은 경제팀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며 오히려 경제팀에
대한 신뢰감을 표했다.

현 경제팀의 가장 큰 공로로 외환위기를 잘 극복한 점을 들었다.

이와 함께 경제부처간의 협조가 잘되고 있으며 금융기관 기업 공공부문
노동 등 4대 개혁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어 경제팀 교체의 필요성을 못느낀
다고 답변했다.

김 대통령은 또 "환율과 물가 금리 등의 경제지표가 안정되고 있는 등
경제팀이 잘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목은 앞으로 경제팀 경질 여부와 관련한 논리적 근거가 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

김 대통령은 특히 경제팀이 주력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경제장관들에게 힘을 실어 주려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는 이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는데 전력해야 하며 경제장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

김 대통령은 그러나 현 경제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을 잊지않아
경제팀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 듯한 느낌을 줬다.

"현 경제팀은 초기에는 정책의 혼선을 빚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경질인사를 단행하지 않는 김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인물난 때문에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그동안 과천 정부종합청사를 중심으로 떠돌던 경제팀 경질설은 "자가
발전"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김 대통령은 또 "경제정책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경제부총리제를 신설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대통령은 부총리제를 둘 경우 권위주의적인 정책입안과 집행에 따른
폐단이 많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것이 분명한 것같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