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의 기능을
일부 통합, 새로운 국제금융감독기구를 창설하는 등 기존 브레튼우즈체제를
개편하자고 촉구했다.

선진국의 지도자가 국제금융감독 체제개편 문제를 공식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앞으로 금융감독질서 개편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블레어총리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의 연설을 통해 "지금의 국제금융
체제로는 아시아및 러시아경제위기를 제대로 수습할 수 없다"며 "세계경제
위기극복을 위해 IMF와 IBRD의 개편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3일 열리는 G8(선진7개국과 러시아) 재무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뒤 세계각국의 정상들이 따로 만나 "IMF와 세계은행의 설립
토대였던 지난 1944년의 브레튼우즈 체제는 현실상황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두 기구의 관련기능을 통합한 새로운 기구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IMF와 세계은행의 자금을 지원받는 국가에 대해 재무.재정상의
의무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금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인 규제를 가해서는 안된다"
고 밝혀 자금흐름 규제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