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자동차사업의 사활을 걸고 응찰준비하고 있는데다 1차 입찰 때
다소 느슨한 자세를 보였던 현대와 대우까지 총력전을 펼치기로 결정, 이번
2차 입찰은 "박빙의 승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과 김우중 대우 회장이 지난 16일 전경련
임시총회 직후 기아입찰등 자동차산업의 향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기아의 향방은 점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 낙찰에 근접한 삼성 =기아인수 문제를 놓고 재무와 전략기획팀간 갈등을
노출하기도 했으나 "기아를 반드시 인수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라
"한 방향"으로 뛰고 있다.
기아를 낙찰받지 못할 경우 삼성자동차마저 퇴출당할 수있기 때문에 현대와
대우의 전략에 관계없이 기아를 인수할 수있는 "필승전략"을 짜고 있다고
삼성관계자는 설명했다.
게다가 삼성은 정.관계에서 잇따라 터져나온 "삼성 유리" 발언에 상당히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 현대의 전략수정 =현대자동차는 최근 그룹에 기아 입찰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보고했다.
1차 입찰 때 모든 결정을 현대자동차가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현대는 이에 따라 입찰에 대한 최종 방침을 그룹 차원에서 결정한뒤 21일
오전 정주영 명예회장의 재가를 거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1차 입찰때 전략을 전혀 노출시키지 않아 운신의 폭이 다소 넓다"
며 "입찰서류는 1차때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사체제 만들겠다는 대우 =대우는 이미 지난 1차 입찰때 응찰가를 낙찰
기준에 맞춰 써내는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따라서 이번 입찰에서도 낙찰권에는 반드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우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을 2사체제로 만들겠다는 김 회장의 복안이
담기게 될 것"이라며 결코 "들러리식 응찰"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삼성의 의지가 굳다는 점에서 1차 때와 같은 유찰전략은 별 소득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대와 대우는 기아를 인수하지 못한다해도 삼성의 부담을 크게
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 기아 입찰 절차 ]
9.21일 : 입찰서류 마감
9.22~27일 : 입찰서류 심사
9.28일 : 낙찰자및 예비낙찰자 결정 통보
9.29~10.30일 : 최종심사
11.3일 : 회사정리계획안 제출
11.10일 : 주식인수계약 체결
정리계획 인가후 3개월뒤 : 주금납입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