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박장에서 사용한 "카지노칩"도 추징할 수 있다는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형사 7단독 이홍철 판사는 20일 필리핀 마닐라 소재 호텔에서
카지노칩을 사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모 피고인(50.S인테리어
대표)에게 외환관리법 위반죄 등을 적용, 벌금 5천만원 및 추징금 1억5천만
원을 선고했다.

도박에 사용한 카지노칩에 대해 추징형이 내려진 것은 이례적으로 지난해
미 라스베이거스 원정 도박사건으로 기소됐던 오종섭 대전 동양백화점부회장
과 한보 정태수총회장 차남 원근씨, 개그맨 장고웅씨 등의 경우 징역형만
선고되고 추징형은 병과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카지노칩은 호텔이라는 특정한 구역내에서만 통용
되긴 하지만 금전적 교환가치가 있는 만큼 외환관리법상 추징 또는 몰수가
가능한 "기타 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더구나 현금이든 칩이든 일단
도박을 한 이상 같은 죄질에 대한 형평성 차원에서도 칩에 대한 추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피고인은 지난 95년12월과 96년1월 두차례에 걸쳐 마닐라시 소재 슬라
이스호텔 카지노에서 1억5천만원 상당의 칩을 사 "바카라"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