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운영체제(OS)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MS)에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했다.

영국의 팜톱 컴퓨터 업체인 사이언(Psion)이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라등
세계적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와 공동 설립한 "심비안(Symbian)"이 MS의
도전자로 기대되고 있다.

심비안은 사이언의 "이포크(Epoc) 32" OS를 채용한 스마트폰을 올해안에
상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시판도 되기 전부터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제품에 사용된 이포크32가 MS의 윈도CE와 경쟁할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근거는 심비안에 참여한 업체가 이동전화단말기시장을 지배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라등 3사는 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점은 심비안의 미래에 밝은 전망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심비온은 휴대용 정보기기 시장에서도 이정도의 시장을 차지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경우 MS가 지배하고 있는 휴대용 정보기기 OS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휴대용 정보기기에 사용되는 OS시장에서는 MS를 상대로 애플
지오웍스 3Com등이 경쟁하는 상황.

윈도CE는 샤프 카시오 HP 컴팩 삼성 LG등 12개사 제품에 채용됐다.

반면 3Com("팜"OS) 사이언(Psion) 지오웍스("GE" OS) 애플("뉴튼"OS)의
OS는 각각 자사 제품에 한정돼 있다.

일부에서는 심비언이 일인자인 윈도CE를 앞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미 필립스가 이포크 32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전문가들은 이포크32의 성공을 점치는 근거로 크게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윈도계열 OS는 PC 사용자들에게는 영향력이 크지만 PC 초보자등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또 MS에 대한 경쟁제품은 MS의 시장지배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의 도움을
받아 어부지리를 챙길 수 있다.

둘째 휴대형 정보기기에는 굳이 윈도계열 OS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기존에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PC와 정보만 교환할수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 점은 MS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셋째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만드는 업체는 MS에 예속되기를 꺼린다.

앞으로 컴퓨터는 펜처럼 일상적인 사무용구가 될텐데 그때도 OS가격이
지금처럼 비싸서는 대량판매에 어려움이 생길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MS는 아직까지는 건재하며 심비안이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 회사는 분명 MS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 휴대용 정보기기를 만드는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팜 PC에 윈도CE를, LG전자는 핸드PC에 윈도CE,
스마트폰에는 자체OS를 각각 쓰고 있다.

국내 PC업체 한 관계자는 "더 쓰기 편하고 성능도 뛰어난 OS가 있다면
윈도CE 대신 사용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