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 직업훈련은 훈련을 위한 훈련보다 수강생들이 얼마나 만족할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취임 5개월을 맞은 최상용 산업인력공단이사장은 모든 서비스마인드가
소비자중심으로 바뀌어나가듯 공공 직업훈련도 훈련받는 실직자위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단은 실직자직업교육도 수요자중심으로 과정을 개편, 호응을
얻고 있다.

또 훈련생이 20명만 넘으면 교육장에서 자격증시험을 볼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쳤다.

훈련생들이 자격증 따기를 원한다면 시험 공급자인 공단은 언제 어디든
소비자가 있는 곳에 달려간다는 취지다.

최 이사장은 "이제 공공기관도 시장경제원리의 경영기법을 받아들여
업무혁신을 시도해야할 때"라며 "공단도 자격증 상시검정제도의 도입과 함께
수험생이 쉽게 찾을 수있는 은행창구를 자격검정 접수창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단은 지난 5월부터 이동직업상담센터를 상업은행본점과 청량리
지점에 설치, 실업급여 청구를 위해 은행을 찾는 실업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훈련 자격검정상담 등을 실시하고있다.

최 이사장이 적극적으로 업무혁신을 꾀할 수 있는 것은 오랫동안 노동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한국통신공사 노조위원장과 한국노총부위원장을 거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여당간사를 맡을 정도로 노동분야와는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그만큼 노동관련 업무를 훤히 꿰뚫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요즘 최 이사장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유례없는 대량실업으로 직업훈련 대상자와 자격증을 따려는 수험생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공단인력은 오히려 줄어야하는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정부가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하면서 인력을 줄여야하는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을 한다"면서 "그러나 인력감축을 획일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인력공단처럼 업무량이 대폭 증가한 부서는 충원은 못해주더라도
감축하는 일은 없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올해 산업인력공단을 통해 자격증 시험을 보는 수험생이 3백만명에
달하고 직업훈련을 받는 실직자도 1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업무는 폭주하는데도 산업인력공단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것을 최 이사장은 무척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최 이사장은 "앞으로 많은 국민에게 산업인력공단의 존재와 업무를 알려서
기술습득을 필요로하는 실직자들이 공단을 찾고 또 공단은 사회가 필요로하는
기술인력을 배출하는 행정을 펼 작정"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최 이사장은 경북 영천출생으로 노동계에 몸담고 있다가 지난 92년 국회에
진출, 국회노동위원회 간사를 지냈다.

96년 자민련에 입당, 연수원장을 지냈으며 지난 4월 산업인력공단이사장에
취임했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