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부실은행이 퇴출된후 이들과 거래하던 유망한 한 벤처기업이
자금조달에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기업들은 자금줄이 완전히 막혀 사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몰리고
있다.

충북 진천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해온 (주)나타나는 부실은행을 인수한
은행이 대출을 꺼려 유망한 사업을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른 기업이다.

이 회사의 이인순 사장(여)은 "30여년간 기업을 운영해왔지만 요즘처럼
힘든때가 없다"고 털어놨다.

쌀로 만든 형형색색의 마카로니등 자체 개발한 3건의 특허기술을 통해
식품 벤처기업으로 탈바꿈 하려는 그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것.

주거래은행인 동화은행의 퇴출이 문제였다.

동화은행을 인수한 신한은행은 이미 이회사에 지원키로 결정된 정책자금
대출을 꺼리고 있다.

당국의 독려도 무용지물.

중기청장은 벤처기업으로 확인된 이 회사가 전량 수입품인 마카로니의
대체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외화절약이 기대된다며 지난달 25일
신한은행장에게 자금지원을 공식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위에서 지침을 받은 바 없다"는 은행 담당자의 말만
들어야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나타나는 동화은행이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했던
기업"이라며 "부실여신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 거래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사정이 더욱 딱한 것은 모든 준비를 마친 뒤에 어려움이
닥친 것.

나타나는 지난 4월 식품제조 영업허가는 물론 공장까지 마련했다.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에서도 승산이 있는 품목이라고 자신,
계약금만 내고 건강식이음료와 한우육수를 특수공법으로 생산하는 설비를
들여 놓은 것.

하지만 이 공장에는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

설비자금으로 지원키로 돼있는 구조개선자금을 신한은행이 한푼도 내주지
않아 설비를 돌리지 못하고 있다.

마카로니 생산설비대금용으로 중진공이 17억원을 지원키로 돼있지만
막막할 뿐이다.

이 사장은 이대로 포기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1백50여건의 특허등 지재권을 보유해 발명왕으로 통하는 이 사장은
이달중 쌀 마카로니등 세계적으로 첫선을 보인 식음료품 생산에 함께 나설
투자자를 모집키로 했다.

(0434)534-2468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