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사 출신 개인발명가의 꿈이 조만간 실현될 전망이다.

중소기업 연구인력으로 채용돼 자신이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한영유체(대표 김형진)에서 지난 4월부터 신개념의
엔진오일 필터를 상용화하는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송석재 차장이 주인공.

송 차장이 개발한 엔진오일 필터는 여과지만을 교체하고 틀은 그대로 쓰는
환경친화적인 기술.

5t이상 차량에서는 이같은 필터를 써왔다.

하지만 승용차에 채용하는 일반적인 필터는 통째로 갈아 낀다.

폐기물 처리등 문제가 많았던 것.

외국에서는 승용차에도 이런 문제를 해결한 필터를 채용해왔다.

하지만 값이 비싸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송 차장이 개발한 필터는 독일등 외국제품에 비해 가격이 20분의 1
수준인게 특징.

이는 20여 단계에 이르는 공정절차를 절반 이하로 줄인데 따른 것이다.

기술수준이 이처럼 높은데도 송 차장의 기술은 지난 2년간 빛을 못봤다.

대기업인 S,K,H사등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으나 막판에 결정을 주저했던
것.

그러나 중소기업은 달랐다.

생산기술연구원을 통해 소개받은 한영유체의 김형진 사장은 즉각 그의
기술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한 그가 TV공장 근로자등을 거쳐 결혼과 함께 시작한
7년간의 정비사 생활을 청산한 순간이었다.

송 차장은 엔진오일필터 외에도 정비사 일을 하면서 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자동차가 물에 빠지거나 뒤집어지면 즉시 창문이 열리는 장치와 엔진
시동후 스타팅모터에 전원공급을 차단하는 기술등이 그것.

군시절 M16 관리 개선안으로 사단장 표창까지 받을정도로 아이디어맨인
그는 현장에서 느낀 궁금증을 신기술 개발로 풀어왔다.

여과지만 교체하는 엔진오일 필터도 대형트럭과 승용차를 번갈아
정비하면서 착안했다고 한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