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부산 출신 민주계 의원 6명이 10일 저녁 상도동 자택으로 김영삼
전대통령을 방문, 정국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김 전대통령 퇴임 이후 민주계 의원들이 집단으로 상도동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임에 참석한 신상우국회부의장과 박종웅 김무성 정형근 권철현 정의화
의원 등은 김 전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하며 3시간 정도 경제청문회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자리에서 신 부의장 등은 여권의 정계개편 및 사정 드라이브에 관한
부산 정치권의 위축된 분위기를 전달했으며 김 전대통령은 주로 듣는 편이
었다고 이 참석자는 밝혔다.

특히 국민회의와 국민신당간 통합이 주된 화제가 됐고 김 전대통령은
서석재 의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는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양당 통합에 앞서 상도동을 방문한 서 전의원은 자신이 "통합 창구"임을
속인 채 박범진 의원이 국민회의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김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

이에 김 전대통령은 "멱살을 잡아서라도 통합을 막아라"는 뜻을 전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

김 전대통령은 결국 서 의원까지 국민회의로 가버리자 배신감을 강하게
표출했던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는 후문.

한편 김 전대통령은 "여권이 추진중인 경제청문회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증언 거부입장을 분면히 했다고 또다른 참석자가 전했다.

이 참석자는 "김 전대통령은 현 정부가 문민정부의 경제정책 사령탑이었던
강경식 김인호씨를 구속시키고 홍인길 전의원 김우석 전장관 등 자신의
주변 인사들이 정치권 사정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조만간 박관용 강삼재 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과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