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5대 그룹이 사업구조조정을 발표함에 따라 핵심역량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번 안은 대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작업의 출발점이지 종착점은 아니다"며 구체적이고 과감한
경영혁신을 재계에 추가로 요구했다.

5대 그룹 사업구조조정합의에 대한 정부의 평가와 요청사항을 업종별로
정리한다.

<> 반도체 =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반도체부문 일원화로 연구개발(R&D)및
설비에 대한 중복투자 방지와 고속D램 연구역량의 향상효과가 기대된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빨리 실현하고 재무구조를 건실화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D램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만큼 책임경영이 필수적이다.

두 회사가 동일지분으로 참여해 경영상 이견을 보일 경우 일원화의 이점을
살릴수 없다.

<> 석유화학 = 대산단지내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의 통합은 제품별
생산능력의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세계시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한 R&D가 관건이다.

기업들은 단위공장별로 외국 기술도입선과 장기기술계약을 맺고 있으므로
통합과정에서 기술도입선과 원만히 협의해 기술력을 확충해야 한다.

<> 항공기 = 삼성항공 등 항공기 3사가 그동안 투자한 금액은 종합항공
기업체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투자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단일법인 설립으로 국내자원을 통합하기로 한 것은 큰 진전
이다.

앞으로 항공산업 발전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통합의 이점을 어떤 방법으로
접목시키는가가 중요하다.

현재 미 보잉사, 영국 브리티시에어사 등이 단일법인체에 참여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 철도차량 = 주요 수출대상인 동남아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남아도는
공급능력을 정리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 중복시설정리를 통해 고부가가치분야인 시스템이나 신호통신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

공급조절로 출혈저가수출과 누적적자를 막는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국내공급독점에 따른 경쟁제한 문제가 예상된다.

선진기술을 받아들일수 있고 수출이 용이한 외국업체를 끌어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 발전설비 =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일원화 계획으로 한국중공업의 민영화 추진시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국내시장이 해외업체에 완전 개방된 상황이므로 공급독점 폐해는 심각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중 민영화 이전에 조속히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선박용 엔진 = 삼성중공업의 선박용엔진설비를 한국중공업으로
넘김으로써 세계 2~3위권인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이 돼 실질적인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원가절감을 통한 조선산업의 경쟁력 제고도 기대된다.

<> 정유 =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함으로써 장기수요전망에 따른
적정공급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유통분야에서도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석유정제산업의 적정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경쟁여건도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석유업체 진출에 대비한 효과도 예상된다.

그러나 인수이후에도 아직 4사가 남아 있어 과당경쟁여건이 완전 해소된
것은 아니다.

업계의 과잉투자해소방안이 필요하다.

[ 정부의 업종별 빅딜안 평가및 추가요청사항 ]

<>.반도체

- 재계 합의안 : 현대전자와 LG반도체 일원화
- 평가 : . R&D 및 설비중복투자방지
. 고속D램 연구역량 향상
- 요청 : . D램생산에 적합지 않은 6인치 웨이퍼 설비 등 생산설비 활용/
정비 방안
. R&D 투자 조정및 기술력 극대화 방안

<>.석유화학

- 재계 합의안 : 대산단지내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통합후 외자유치
- 평가 : . 생산능력 대형화를 통한 경재역 향상 기대
. 울산, 여천단지내 사업구조조정 가속화
. R&D 투자 가능
- 요청 : . 기술력 확충방안(기술도입선과 마찰 해소방안)
. 중복부문및 과잉인력해소

<>.항공기

- 재계 합의안 : 삼성 대우 현대 3사가 동등지분으로 단일법인체 설립
- 평가 : . 중복과잉투자 방지
. R&D 투자 가능
- 요청 : . 설계/인증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이행하기 위한 세계유수기업
과 합작방안
. 목표 틈새시장및 공략방안

<>.철도차량

- 재계 합의안 :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이 단일회사 설립,
외자유치
- 평가 : . 동남아시장 수요 감축에 따른 공급능력 정리 계기
. 중복시설정리로 고부가가치 분야 진출 가능
. 공급조절 통한 저가수출 방지
. 국내공급 독점에 따른 경쟁제한 가능
- 요청 : . 각사 지분및 지배구조 조기 결정
. 고용조정및 과잉설비 처분

<>.발전설비

- 재계 합의안 : 삼성의 보일러설비 한중으로 이관, 한중과 현대의
발전설비 일원화
- 평가 : . 발전설비 부문에서 국제경쟁력제고 기대
. 과잉/중복투자 해소, 생산성 제고 계기
. 발전설비 일원화로 한중민영화시 기업가치상승기대
. 시장 완전개방으로 공급독점폐해 적을 듯
- 요청 : . 한중 민영화에 차질 없도록 한중/현대 일원화방안 조기 정리
. 일원화에 따른 경영개선 계획

<>.선박용엔진

- 재계 합의안 : 삼성의 선박용엔진 설비를 한중으로 이관
- 평가 : . 현대중공업과 실질적인 경쟁가능
. 원가절감 통한 조선산업 경쟁력 제고 효과
- 요청 : . 사업이관시기 및 방식 조기 정리
. 원가 절감방안

<>.정유

- 재계 합의안 : 현대가 한화에너지 인수
- 평가 : . 장기수요전망에 따른 적정공급능력 확보
. 과당경쟁 방지
. 해외업체 진출에 대비한 경영합리화, 유통망 강화
. 4사가 남아있어 아직 과당 경쟁이 완전해소되었다고 보기 힘듬
- 요청 : . 한화에너지의 과다한 부채문제 해결방안(3조2천7백37억원)
. 공급능력 과잉투자 해소 방안
. 합벼에 따른 인력정비

<>.공동요청사항

. 책임경영주체 조속히 선정
. 새로운 경영주체가 자구계획을 담은 경영개선계획 주거래은행에 제출
- 업종별 과잉시설 가동중단이나 매각 처분계획
- 중복조직과 인력 정비계획
- 투자 조정 계획
- 과다부채비율감축, 외자유치,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계획
- 감자 등 기존주주 손실부담계획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