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절에 생기는 암의 일종인 호지킨병의 원인이 국내 의학자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의대 병리학과 박성회 교수는 8일 호지킨병은 백혈구 표면항원의
하나인 "CD99"세포표면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거나 기능이 저하될 경우
나타난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오는 12월 세계 최고의 혈액학회지인 "블러드"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 교수는 CD99가 결여되면 세포의 다핵성, CD15 발현, 면역조절물질인
사이토카인의 기능 이상 등이 나타나며 두개의 핵을 가진 특징적인 종양
세포(리드 스텐베르크 세포)가 발현함을 실험으로 실증했다.

또 EB바이러스의 CD99가 소실되면 리드 스텐베르크세포가 발현함을 확인해
EB바이러스 감염과 호지킨병 발병과의 상관관계를 입증했다.

호지킨병은 겨드랑이 목 서혜부의 림프절에 암이 발생, 혈액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는 악성종양으로 피로 발열 발한 식욕부진 통증 황달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서양에서는 전체 암 가운데 1%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면역학적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왔으나 병이 발견된 이래 1백60여년
동안 근본적인 발병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박 교수는 "CD99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이식하거나 CD99의 기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신물질을 발견해 냄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호지킨씨병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