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9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릴 제3차 정.재계간담회에서 단일법인의
경영주체를 분명히 해달라는 정부의 요구를 탄력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또 과잉 설비및 인력조정 등 정부요구를 앞당겨 실시해 자구노력을 조기에
가시화하는 조치도 강구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철도차량 항공 석유화학등의 업종은 현재 여건상 단일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는게 해당 업체들간의 합의였다"
면서도 "정부가 지원을 위해 "주인"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청할 경우 이를
탄력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엔 해당업체들끼리 다시 모임을 갖고 지분구성, 경영진 선임
등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가 이처럼 당초 계획에 비해 한걸음 물러서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정부와의 마찰로 기업구조조정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0여일 이상의 협상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 부문이 재논의된다고
해서 경영권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철차 항공 유화 등 단일법인을 만들기로 한 업종마다 경영을
책임질 간사회사를 선정하는 등 정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방안을 마련중
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은 "일부 오해가 빚어져 구조조정안을 둘러싸고 정부 재계간 마찰이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으나 3차 간담회를 통한 협의 과정에서 이 부분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그러나 이날 정.재계간담회에서 단일법인을 통한 공동경영 형태의
구조조정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기로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미은행 한국카프로락탐 장기신용은행의 예에서 보듯
국내에서도 공동경영 성공사례를 찾아볼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80년대까지는 스핀오프(분사)를 통한 축소
지향적 구조조정이 많았지만 90년대 들어서는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는
구조조정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새로운 단일법인이 특정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는 것은 정부가
강조해온 경제력 집중 억제 방침에도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계획이 실현되면 5대그룹의 외형이
15%이상 줄어든다는 계산이 있다"며 "소유/경영분리와 경제력 집중 억제에
도움이 되는 단일법인을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5대그룹의 구조조정계획 발표이후 처음으로 정부와 재계가
마주 앉는 만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번 정/재계 간담회가 재계의 구조조정안을 ''조건부'' 승인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공동경영 컨소시엄 장단점 ]

<>.장점 (재계 주장)

- 소유경영분리로 효율성 제고
- 고용 안정
- 경제력 집중완화(5대그룹 외형 15% 감소)

<>.단점 (정부 지적)

- 단기수익위주 경영
- 구조조정에 소극적
- 적기 투자 불가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