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5대그룹의 빅딜 대상 기업들이 실질적인 대주주를 분명히 정하고
강력한 자구노력 계획을 마련, 내달초까지 발표토록 재계에 요구키로 했다.

또 정부의 지원 전제조건인 자구노력중 경영주의 손실분담을 위해선 구조
조정 기업이 외자를 유치할 때 감자(자본감축)를 하거나 유상증자를 하도록
촉구키로 했다.

정부는 9일 오전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 등 경제장관들과 5대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는 제3차 정.재계감담회를 열고 이같은 방침을 재계측에 공식
전달키로 했다.

이에 따라 재계는 구조조정 대상 7개업종의 보다 구체적인 자구노력
계획과 경영권을 명확히 하는 문제 등을 신중히 검토키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8일 "5대그룹 빅딜에 대해 정부가 금융.세제상의 지원을
하려면 먼저 구조조정 기업들의 지배주주가 명확해지고 철저한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게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재계에
전달해 내달 초순까지 후속 방안을 마련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강봉균 청와대경제수석은 "5대그룹 구조조정 대상기업의 자구
노력은 6대 이하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수준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재경부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자구노력에선 무엇보다
경영주 종업원 채권금융기관 등이 손실을 분담하는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경영주는 감자나 유상증자로, 종업원은 인원감축으로, 채권자는 부채의 출자
전환 등으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구조조정 기업들이 자구노력을 이행하려면 분명한 경영
주체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 "경영주체가 모호한 컨소시엄이나 합작법인
등의 지배구조도 보다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러나 정부지원의 전제조건이 충족될 경우 현물출자를 통한 합작
법인 등에 대해서도 각종 세제지원을 해주고 채권금융기관의 부채 출자전환
도 가능하면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