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의 전격적인 외환규제 도입에 대해 금융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시장규제로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싱가포르는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주가도 1.8% 하락했다.

외환규제 시행 이틀째인 3일 콸라룸푸르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의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겸 재무장관 해임에 영향받아 개장초 4.0%이상
폭락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시중은행간 금리를 9.5%에서 8%로 인하하고
시중은행들의 유동자산 규제 비율을 17%에서 15%로 낮추는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자 주가가 급반등, 전날보다 6.8% 오른 수준에서 거래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 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태에서 현지
기관투자자들이 주가를 떠받쳤다"고 분석했다.

안와르 해임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반발 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안와르의 경질이 장기적으로는 금융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지 증권사 고위임원은 "외국 투자자들이 그의 경제정책을 선호했던만큼
투자자들의 신뢰가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펀드매니저도 "안와르는 마하티르가 후계자로 지목해온
인물"이라면서 말레이시아 정세에 대해 불안감을 표시했다.

한편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불화끝에 해임된 안와르 전 부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안와르는 현재 부정한 성관계등을 가졌다는 루머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