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어느 대기업에서 관리부장으로 근무하는 장씨는 최근 직원중
한명이 별다른 이유없이 갑자기 그만두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직원이 그만 둔 후, 며칠이 지나서 그만둔 직원이 회사 공금도
일부 횡령을 하고, 또 회사 재산중 회원권도 임의로 팔아서 그 대금을
가지고 간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장씨는 자신이 데리고 있던 직원인지라 바로 형사고소를 하기는 뭐해서 그
직원을 수소문해서 만나본 후에, 회사에서 가지고 간 돈을 물어낸다면 아무런
일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처리하겠다고 그 직원을 회유했습니다.

하지만 그 직원은 오히려 장씨에게 자기가 아무 대책없이 회사를 그만 둔
줄 아느냐고 하면서 자신은 회사의 비리를 잘 알고 있으니까, 만일 회사에서
자신에 대해서 어떤 불이익이 가도록 할 경우에는 회사 비리를 폭로해서
회사로 하여금 큰 손해를 입도록 하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장씨로서는 회사에 비리가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지만 자칫해서 그
직원을 고발할 경우에 회사에 피해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요즘 이런 일을 겪고 있는 회사가 여럿 있다고 들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경운데, 직원이 회사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하면서 이렇게 뱃장을 부린다고 해서 여기에 굴복해서는
안됩니다.

만일 회사에서 그런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그 사람에 대한 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2의, 제3의
유사한 사례가 계속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씨로서는 망설이지 말고, 해당 직원이 한 행위를 자세하게
조사해서 그 직원을 업무상 횡령죄로 고소를 해서 처벌받게 해야 합니다.

또 그 직원이 자기에게 불리한 일을 하면 회사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한 것은
일종의 협박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 직원을 협박죄로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Whisrle Blower Act라고 해서 회사 내부의 비밀을 고발하는
사람에게 포상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 내부의 비밀을
가지고 흥정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미국과 같은 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 비리를
이용해서 부당하게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회사
내의 기강도 해이하게 될 뿐만 아니라 회사내 업무처리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겁니다.

장씨와 같은 경우가 더 발생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에서부터 책잡힐
일을 하지 않아야 할 것이고, 그렇게 한다면 직원이 회사 비리를 빌미로
이런 일을 하는 일은 더이상 없을 겁니다.

< 변호사.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