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최종현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SK측은 "예상치
못했던 일"로 당황하면서도 장례 준비와 향후 그룹운영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최회장은 작년 6월 부인 박계희 여사가 별세한 뒤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에메랄드룸에서 혼자 살아오다 이날 오전 7시40분 자택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 최회장은 이날 오전 병세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으로 옮겼으나 회생이
어려울 것같다는 병원측 설명에 따라 자택으로 옮겨졌으며 연락을 받은 장남
태원씨 등 가족들이 급하게 모여들었다.

이어 손길승 부회장 등 그룹 수뇌진들도 속속 워커힐 자택으로 모여들어
가족들과 함께 장례 대책과 함께 향후 그룹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숙의했다고
SK측은 전했다.

<>.고 최회장은 지난해 폐암수술 후에도 최근까지 한주에 하루 정도 그룹
본사로 출근, 경영현황을 보고 받는 등 건강상태가 양호한 편이어서 그룹
관계자들은 최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에 크게 당황하는 모습.

단전호흡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수년전 "심신수련"이라는 책을
출간한데 이어 최근 자택에 머물면서 두번째 단전호흡 서적 집필에 몰두,
탈고를 앞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그룹구조조정 본부와 홍보팀 직원들은 출근도중 고인의
별세소식을 접하고 일부 임원은 자택으로 달려갔으며 휴가중인 직원들도
출근하는 등 부산한 모습들이었다.

<>.SK측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하면서 워커힐호텔내에
마련된 빈소에는 정재계 관계 금융계 인사 등 문상객들이 줄을 이었다.

SK측은 그러나 유족들의 희망에 따라 5일장으로 치러지는 장례기간 동안
조화나 조의금은 일절 받지 않기로 했다.

SK관계자는 "유족들이 어려운 시대에 조화나 조의금이 많이 몰려오는 것이
좋지 않겠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조문객들께서도
유족들의 뜻을 따라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