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채권은 이제 휴지조각" .. 금융시장 반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제 엘도라도(황금의 나라)의 광채는 사라졌다"
러시아의 국채 구조조정방안이 발표되자 AFP는 이렇게 보도했다.
그동안 위험이 큰 대신 엄청나게 높은 수익율로 서방금융기관들을
유혹했던 러시아 채권이 휴지조각으로 변했음을 표현한 것이다.
J.P.모건의 신흥시장 분석가 아나프 다스도 이번 구조조정방안을
"나뭇잎 하나로 치부를 가리려는 옹색한 시도"라고 혹평했다.
"사실상의 디폴트(지급불능) 선언"을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신채권
교환발행"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으로 바꿔놓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분석가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베어 스턴증권의 러시아 분석가 그레첸 로드키는 "이번에 달러표시
채권으로 교환하는 사람들은 원금의 80% 이상을 잃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방금융기관들은 또 새 채권의 발행조건뿐 아니라 환금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시장유통을 규제키로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평가는 시장에 일찌감치 반영됐다.
이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국채조정 방안이 공식발표 되기 전에 흘러나온
내용만 갖고도 루블화가 10% 가까이 폭락하고 러시아가 발행한 유러본드
가격도 곤두박질 쳤다.
발표당일인 26일에도 루블화는 4.8%나 폭락, 러시아중앙은행은 이날의
거래를 아예 무효화시켰다.
러시아주가도 급락했다.
국제금융계의 반응이 이렇게 부정적으로 나옴에 따라 러시아 경제의
앞날은 더욱 암울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서방 금융기관들로부터 신용을 잃어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국채(GKO)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은행들의 무더기 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러시아 정치정세 불안도 러시아 경제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모라토리엄 선언을 계기로 야당인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는 국가두마
(하원)에서는 옐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결 드세졌다.
또 체르노미르딘에 대해서도 정적들이 공격에 나서는 등 정치적 혼란까지
가중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7일자 ).
러시아의 국채 구조조정방안이 발표되자 AFP는 이렇게 보도했다.
그동안 위험이 큰 대신 엄청나게 높은 수익율로 서방금융기관들을
유혹했던 러시아 채권이 휴지조각으로 변했음을 표현한 것이다.
J.P.모건의 신흥시장 분석가 아나프 다스도 이번 구조조정방안을
"나뭇잎 하나로 치부를 가리려는 옹색한 시도"라고 혹평했다.
"사실상의 디폴트(지급불능) 선언"을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신채권
교환발행"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으로 바꿔놓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분석가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베어 스턴증권의 러시아 분석가 그레첸 로드키는 "이번에 달러표시
채권으로 교환하는 사람들은 원금의 80% 이상을 잃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방금융기관들은 또 새 채권의 발행조건뿐 아니라 환금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시장유통을 규제키로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평가는 시장에 일찌감치 반영됐다.
이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국채조정 방안이 공식발표 되기 전에 흘러나온
내용만 갖고도 루블화가 10% 가까이 폭락하고 러시아가 발행한 유러본드
가격도 곤두박질 쳤다.
발표당일인 26일에도 루블화는 4.8%나 폭락, 러시아중앙은행은 이날의
거래를 아예 무효화시켰다.
러시아주가도 급락했다.
국제금융계의 반응이 이렇게 부정적으로 나옴에 따라 러시아 경제의
앞날은 더욱 암울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서방 금융기관들로부터 신용을 잃어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국채(GKO)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은행들의 무더기 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러시아 정치정세 불안도 러시아 경제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모라토리엄 선언을 계기로 야당인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는 국가두마
(하원)에서는 옐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결 드세졌다.
또 체르노미르딘에 대해서도 정적들이 공격에 나서는 등 정치적 혼란까지
가중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