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나친 육식섭취 경향에 대한 반발로 채식만 고집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너무 채식만 해서 혈압이 낮아지고 머리가 가끔 어지럽다고
호소하는 이도 있다.

흔히 육식은 활동에너지와 순발력 근력을 높여주지만 장수에는 해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

반대로 채식은 근지구력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하며 성인병 예방에
이롭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결과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감광원 교수의 도움말로 균형잡힌
식사에 대해 알아본다.

채식주의자들은 보통 식사를 하는 사람에 비해 혈중 콜레스테롤치가 낮고
따라서 고혈압 심장병의 발병률도 낮다.

암 발생률도 약간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포화지방 및 콜레스테롤의 섭취량이 적은 대신 지방을 흡착하는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식을 고집할때 염두에 둬야할 문제가 있다.

만약 소아가 채식만 한다면 칼슘과 비타민D가 결핍돼 골연화증이 생긴다.

단백질 섭취도 부족해져 라이신 트립토판 메치오닌 등의 아미노산이
결핍되기 쉽다.

이런 영양결핍은 콩 과일 호도 식물의 씨를 적절하게 섭취함으로써
극복될수는 있다.

이밖에도 비타민 B2 B12 철분이 부족하게 된다.

특히 임산부는 비타민 B12와 철분이 결핍돼 빈혈이 우려되므로 추가
공급해줘야 한다.

따라서 굳이 채식을 고집하겠다면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가 다량 함유된
과일 야채 곡물로 보충해줘야 한다.

육식은 단백질 칼슘 철분이 풍부하다.

비만 당뇨 고혈압에 걸리지 않는 한도에서 육식은 유익하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피가 더러워지고 장수에 지장이 많다는 주장도 있지만
몽골 티베트 코카서스등 고산지대의 세계적 장수촌에는 고기를 삶아먹는
풍습이 많다.

따라서 채식주의자가 장수한다는 논리는 과대포장된 것으로 볼수 있다.

또 최근엔 아침에 육류를 중심으로 고지방식을 하고 운동도중 수시로
포도당 무기질 비타민 구연산을 균형있게 섭취함으로써 근지구력을 높일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채식이 근지구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을
반박하기도 했다.

육식으로는 쇠고기 양고기가 가장 무난한 음식으로 꼽힌다.

이들 육류는 돼지고기 닭고기에 비해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단백질이
많으며 열량도 낮다.

따라서 폭식만 하지 않는다면 비만등 성인병의 위험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육류다.

또 철분 칼슘과 인체조직을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의 보고이기도 하다.

따라서 채식을 위주로 하되 모자라는 영양소는 육식을 통해 보완적으로
균형을 맞춰나가는게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합일된 의견이다.

인간만큼 다양한 신체 구성성분과 기능을 가진 생물체는 거의 없다.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어느 한가지가 좋다고 해서 편식하는 것은 위험하다.

예컨대 심장병 천식 관절염의 예방및 치료에 좋다는 다가불포화지방산
EPA DHA의 경우 최근 효과가 미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이들 성분을 많이 포함한 고등어 참치 연어 등에는 해양오염으로
인한 중금속 유기화학물질등 환경호르몬이 농축돼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비타민의 세포손상방지 노화억제등 항산화효과도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점들로 미뤄볼때 환경오염의 집중적인 피해나 음식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 특정 식품의 지나친 섭취를 삼가는게 좋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