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24일 확대이사회를 열어 합병계약서를 승인할
예정이다.

합병계약서의 핵심인 합병비율은 상업 1대 한일 0.95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은행은 합병비율이 0.1포인트라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산정되도록
다툼을 벌였다.

인원감축문제를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 결론을 보지 못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은행 경영진 뿐만 아니라 두 은행 노조간에도 마찰을
빚고 있다.

<> 합병비율 =두 은행은 당초 대등합병을 선언했다.

하지만 회계법인의 실사가 진행되면서 1대 1 합병원칙은 깨지기 시작했다.

최대 쟁점은 협조융자와 퇴출리스사에 대한 여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따라 자산가치가 달라지기 때문.

구체적으론 협조융자의 손실위험률과 퇴출리스사 여신분류 문제였다.

협조융자와 리스사 여신을 보면 한일은행이 상업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퇴출리스사 여신(지난 5월말현재)의 경우 상업이 25억원인 반면 한일은
3천4백억원에 이르렀다.

이를 고정으로 보느냐 회수의문으로 보느냐에 따라 자산의 부실화 정도가
달라진다.

상업 4천억원, 한일 1조8천억원인 협조융자를 놓고 두 은행은 손실위험률을
2%로 봐야 하느니, 20%로 간주해야 한다며 이견을 보였다.

합병비율은 주식병합비율이긴 하지만 인원과 조직축소의 지표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높은 것.

이 때문에 두 은행은 각각 자신에게 유리한 기준을 적용, 합병비율을
0.1포인트라도 높이려 안간힘을 썼다.

상업은행은 1(상업)대 0.93을 주장한 반면 한일은행은 1(상업)대 0.98
이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등합병원칙을 살리자는 뜻에서 1대 0.97 안팎에서 의견을 좁혔다.

다만 인원감축비율은 별도로 논의키로 했다.

여기에는 금감위가 정부지원을 명분으로 깊숙이 개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감위 관계자는 "자산가치도 중요하지만 대등합병 원칙에 충실하는게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 인원감축 ="동률로 줄여야 한다"(상업)와 "동수로 만들어야 한다"(한일)
가 대립구도다.

작년말현재 인원수는 상업 8천3백50명, 한일 8천6백76명이었다.

그러나 올해초 한일이 명예퇴직을 통해 1천3백77명의 직원을 내보낸 반면
상업은 4백85명만 명퇴했다.

따라서 지난 6월말현재 상업 7천8백6명, 한일 7천4백88명으로 상업이
3백18명 더 많다.

한일은행은 합병은행이 출범할 때 직급별 동수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등합병 원칙에 충실하자는 얘기다.

한일은행 주장대로라면 상업은행이 3백여명의 직원을 더 줄여야 한다.

한일은행 노조는 노보를 통해 "금융기관에서 인적자원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만큼 인원부분에 불균형이 생긴다면 대등합병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상업은행은 "이론적으로는 맞는 얘기지만 현실적으론 같은
비율로 줄이는게 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규모 감원에 따른 직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는
것이다.

두 은행은 24일 인력감축문제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금감위에 제출할
합병계획서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두 은행에 대해 전체인원의 40%(작년말대비)를 감원하도록 요구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상업-한일은행 합병절차 ]

<>.8월24일 : 두은행 확대이사회 합병계획서 승인
금감위에 합병신고서 제출

<>.9월30일 : 합병승인 임시주총

<>.12월하순 : 합병보고 주총

<>.12월31일 : 합병등기

<>.99년1월1일 : 합병은행 탄생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