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보람은행의 합병 타결로 은행산업 재편이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5개은행 퇴출과 상업 한일은행 합병에 이어 하나 보람은행이 합병에 골인
함으로써 금융감독위원회의 은행산업재편구상이 상당히 실현된 모습이다.

이제 남은 것은 조흥 외환은행.두 은행이 짝짓기에 성공할 경우 금융산업
재편의 대단원은 막을 내릴 공산이 크다.

하나 보람은행의 합병은 상업 한일은행 합병과는 또 다르다.

두 은행 모두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는 우량은행
이다.

정부가 학수고대하던 대형우량은행이 탄생하는 셈이다.

두 은행은 특히 IFC(국제금융공사) 등 외국자본유치와 다른 은행과의 2차
합병을 통해 리딩뱅크(선도은행)로 자리잡는다는 복안이어서 리딩뱅크싸움도
한층 치열해지게 됐다.

<> 하나 보람은행 합병위력 =사상 초유의 우량은행간 합병이다.

그런 만큼 시너지효과는 한일 상업은행합병과 다르다.

한일 상업은행을 건실화시키려면 줄잡아 7조~8조원의 천문학적 돈이 필요
하다.

그러나 하나 보람은행은 최소한의 비용(약 1조원 추산)만 투입하면 된다.

이에 비해 시너지효과는 엄청나다.

두 은행의 자산을 합치면 41조여원에 이른다.

대형시중은행 수준이다.

그러나 내용은 다르다.

대기업여신중 부실화된 여신이 거의 없다.

개인고객도 거액우량고객이 대부분이다.

그런만큼 중상류층에 대한 유인동기는 크다.

다른 은행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특히 두 은행은 장기신용은행등 다른 은행과의 제2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자산을 어떡하든 1백조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그렇게 되면 상업 한일은행과 맞먹게 된다.

두 은행이 당장은 기업금융과 국제금융에서 뒤지겠지만 두 은행 특유의
"상업성"이 효력을 발휘할게 분명해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 은행산업 재편방향 =이제 남은건 조흥은행과 외환은행이다.

두 은행은 합병추진을 공식 선언한 상태다.

지금도 파트너를 찾기위한 물밑접촉이 활발하다.

따라서 우량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이 끝나는 내주 이후 합병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전망이다.

두 은행의 고민은 아직 적합한 파트너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

조흥은행의 경우 보람은행에 대해 "일방적 구애"를 폈지만 보람은행은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

주택은행에 대해서도 짝사랑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은 별무소득 상태다.

외환은행은 한미은행및 국민은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두 은행 모두 공식적으로 외환은행과 합병을 아예 부인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안으로 급부상하는게 조흥과 외환의 합병이다.

그렇지만 두 은행이 합병성공에 전력투구하리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만일 두 은행이 합쳐질 경우 선도은행은 <>상업 한일은행 <>하나 보람은행
<>외환+?은행 <>조흥+?은행 등 4개로 정해진다.

나머지 은행은 특화업무에 주력하는 틈새은행으로 만족해야 한다.

상업 한일은행의 합병선언이 은행산업재편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라면 하나
보람은행의 합병선언은 은행산업재편을 본격화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