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에 진출했던 네델란드의 ING은행이 사
무소개설 1년만에 평양사무소를 철수했다.

19일 베이징 주재 외교소식통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ING은행은 김
일성 사망 이후 북한의 개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설치했으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영업실적이 극히 부진해 철수하기로 결정했
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초대 ING은행 평양상주사무소 대표는 18일 평양발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으로 와 귀국길에 올랐다.

ING은행이 평양상주사무소를 철수한 것은 개설 당시(97년 7월)에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한국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투자가 전무하다시피한데다 북
한측이 평양내 지점승격 약속을 지키지 않은채 나진 선봉지역에 지점을 설치
토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ING은행측이 북한에 진출할때 큰 관심을 보였던 북한채권 값이 갈수
록 하락하는 것도 철수결정을 내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한 것으로 보인
다.

북한에 진출할 당시 ING은행측은 북한당국이 개방정책을 펼 경우 해외금융
시장에서 액면가의 3-4% 수준에 거래되던 북한 채권값이 5-15%까지 오를 것
으로 예상했었다.

ING은행 베이징사무소측은 평양사무소를 개설한지 1년이 지나도록 실적을
올리지 못하자 본점이 직접 평양에서의 영업환경을 수차례 조사한 것으로 전
해졌다.

지난 96년말까지는 영국의 로이드은행이 북한 당국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
지하고 있었으나 이 은행이 북한내 사무소 개설을 늦추는 사이에 ING은행이
로이드은행의 대체 금융기관으로 북한에 진출했었다.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