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거센 외제변수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러시아사태로 주가가 크게 하락, 300선을 뚫고 내려갔다.

앞으로의 전망과 관련해서는 증시전문가들의 시각이 다소 엇갈린다.

국제금융시장이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어 국내 증시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쪽과 단기적으로는 일단 280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 정동배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 =러시아사태 쇼크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채무내용이나 상환조건이 어떻게 재조정될지 지켜봐야 한다.

일본 엔화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도 다행스런 점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과 외국인투자자들이 엔화움직임을 가장 큰 변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가 안정세를 보인 것은 러시아사태로 일본이 받을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다 1, 2주전부터 러시아채권값 급락을 신호로 러시아사태가
일본 외환시장에 이미 반영된 탓이다.

이런 점을 감안, 주가 저점을 280정도로 보고 있으며 소폭 등락을 거듭하는
횡보장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 에드워드 캠벨해리스 자딘플레밍증권 지점장 =러시아가 모라토리엄를
선언하고 루블화를 평가절하했지만 미국, 일본주가는 소폭 반등세를 보였다.

독일주가도 큰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미 예견된 사태였기 때문이다.

한국증시가 과민반응을 보이는 면이 없지 않다.

물론 러시아위기가 엔화 위안화 등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한국경제의 자체에 있다.

부실한 금융시스템이 안정되지 않고 있으며 막대한 기업부채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내부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한국주가는 미세한 해외변수에도 춤을
출 수밖에 없는 불안한 줄타기를 계속할 것이다.

<> 김기환 대한투신 주식운용팀장 =주가가 해외변수에 대해 상당히 면역성을
길렀다고 본다.

러시아충격은 이 정도선에서 진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주가가 슬금슬금 뒷걸음질 쳐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심리적인 지지선인 300선이 붕괴됐지만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저가매수가 일 수도 있는 타이밍이다.

향후 굵직한 돌출변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반등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선물 9월물 만기가 다가오면서 약3천억원에 육박하는 매도차익거래 청산
(선물매도, 현물매수)물량이 흘러나와 시장을 자극할만 하다.

러시아상황이나 엔화 등은 여전히 잠복변수다.

주가가 밀리더라도 280선정도에서 지지될 것으로 본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