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30여분의 상영시간내내 "영화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시사회에선 "멋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등 반응이 엇갈리면서 긍정과
부정의 편차가 무척 컸다.

"도베르만"은 사냥감을 끝까지 쫓는다는 독일산 세퍼드.

주인공 얀(뱅상 카셀)의 별명이기도 하다.

얀과 그의 뇌쇄적인 벙어리애인 나트(모니카 벨루치), 그리고 각각 도끼
수류탄 미사일 권총을 잘쓰는 기괴한 갱일당이 은행을 털다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는게 영화의 줄거리다.

영화는 시작부터 심상치않다.

얼굴은 개고 몸은 사람인 컴퓨터그래픽이 관객을 향해 한차례 오줌을
갈긴다.

이어 총격전 오토바이질주 등 속도감있는 화면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도베르만 일당에게 선악의 구별은 의미가 없다.

그것은 "정의의 상징"인 경찰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신예 장 쿠넹 감독은 "그랑브루" "레옹" 등을 만들었던 뤽 베송의
뒤를 잇는 스타일리쉬 감독(형식미위주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평가된다.

영화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거부하고 줄거리도 해체한 뒤 "광기"와
"새로움"을 추구한 화면을 엮어내는데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연구거리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