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달러에 대한 투기세력들의 대공세가 즉각 위안화 환율을 끌어올리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로 되어가고 있다.

아시아증시들도 폭락세요 이에 비례해 일본과 중국간 물밑 협의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위안화 절하가 초읽기에 들어선 형국이고 "홍콩이 오는 10일께
페그제를 포기할 것"이라는 흉흉한 풍문이 나돌고 있다.

이날 엔시세는 오부치 총리의 감세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실망매물이
늘어나면서 전일보다 0.71엔이 떨어진 달러당 145.23을 기록했다.

<> 위안화 동향이 심상찮다 ="위안화가 결국엔 절하될 것"이라는 예측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상반기중 중국 경제의 성장율이 7%에 머문데다 "양쯔강 홍수"라는 천재지변
마저 겹쳐 성장속도가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런 전망이 환율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13일 상해 암달러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전날보다 4.5%나 치솟았다.

또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도 위안화는 6개월물이 달러당 8.81위안,
1년물은 9.53위안에 거래됐다.

공정환율 달러당 8.28에 대한 괴리율이 점차 벌어지고 있다.

이는 또 전날에 비해 프리미엄이 각각 0.03위안, 0.1위안씩 오른 것이다.

홍콩에서는 위안화 암거래가 두절되는 양상마저 일어났다.

위안 절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물론 중국 정부는 여전히 1천4백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앞세워 "위안화
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거듭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방은행 관계자들은 전세계의 헤지펀드 규모가 3천억달러
에 이르고 있음을 들어 "중국도 환투기의 공격에서 안전하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 홍콩 페그제 언제 포기하나 =홍콩에서는 "페그제가 곧 무너질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구체적으로 "8월10일이 D데이"라고 못박아 얘기하는 이들도 있다.

이날은 싱가포르 외환시장이 휴장하는 날이므로 홍콩당국이 이날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홍콩기업들마저 페그제 붕괴에 대비해 투기에 동참하는 새로운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2주전 내셔날 뮤추얼 홀딩이라는 한 금융지주회사는 공시를 통해 "홍콩
달러의 절하에 대비해 헤지거래를 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업체인 남 타이 일레트로닉스도 보도자료를 통해 "홍콩달러 절하에
대비하기 위해 달러 옵션을 사두었다"고 밝혔다.

홍콩당국은 투기꾼들을 내쫓기 위해 하루에도 2-3차례씩 금리를 끌어올려
가며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13일 홍콩 은행간 금리(HIBOR)는 연 7.5%로 전날보다 2%포인트나 뛰었다.

또 3개월물 금리도 연 13.0%로 하룻새 2.5%포인트 상승했다.

홍콩주가는 전날 2.8% 하락한데 이어 이날도 2.7% 떨어졌다.

시장관계자들은 "점차 홍콩당국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아시아증시 =홍콩 항셍지수가 5일 연속 하락하고 필리핀 주가가
5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홍콩 달러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3시 현재 전일보다 2.73%이상 떨어진 7천56으로
내려앉았다.

증시관계자들은 7천포인트선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필리핀은 1천4백48.72로 전날보다 2.20%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93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말레이시아는 362.70을 기록, 3.22%가 내려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일본의 경우 니케이지수가 전장에서는 오름세를 보였으나 오후들어 하락세
로 반전됐다.

니케이지수는 오후 3시 현재 1만5천8백70.43으로 전날보다 0.04% 내려
앉았다.

이밖에 인도네시아는 4백26.980으로 1.58%가 빠졌으며 태국 역시 247.85로
1.67%가량 내렸다.

싱가포르에서도 1천55로 0.97%가량 뒤로 물러난 채 장이 끝났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쥑매각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