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와 투자은행들이 홍콩달러 선물을 대거 매도하자 국내
증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콩달러 붕괴는 중국 위안화 절하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국가의 환란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대우증권의 정준호 국제영업팀장은 "홍콩이 지난해 10월엔 헤지펀드의
공격을 간신히 넘겼지만 이젠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홍콩경제가 마이너스성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양쯔강 홍수가 겹쳐 중국
경제사정도 악화되고 있다"며 "여차하면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엔화 및 위안화문제와 관련해 미국 중국 일본정부가 정책조율에 나서
사태를 진정시킬 가능성도 적지는 않다.

이와 관련해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국내 증시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다.

IMF체제전처럼 헤지펀드들이 "Sell Korea"를 외치면서 대거 이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월부터 4월까지 4조5천3백19억원의 외국인 순매수규모중 5,6월에 순매도로
빠져 나간 돈은 4천2백20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아시아지역에 투자하고 있는 리저널펀드(Reginal Fund)들이 홍콩을
비롯, 대규모 환매를 맞게 되면 한국쪽도 투자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외국계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모건스탠리지수(MSCI) 한국편입비율
확대가 예정돼 있어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탈출하기보다는 사태추이를 지켜
보며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대비 원화가치가 다시 떨어지면 오히려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만만찮다는 얘기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