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부모를 폭행한 아들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해
양로원 봉사활동 등의 관대한 처분이 내려졌다.

이는 지난달 시행된 가정폭력범죄에 관한 특례법을 처음으로 적용한 것으로
폭력행위자의 처벌보다는 화해를 유도한다는 법취지에 따른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정보호1단독 박동영판사는 4일 아버지와 의붓어머니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이모(39)씨에게 가정폭력범죄 특례법을 적용, 양로원
사회봉사명령 40시간및 보호관찰 6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씨가 아버지와 계모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는 가족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격리나 접근금지
대신 사회봉사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씨의 양로원 봉사명령이 불우한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재산문제로 불화를 빚어오던 아버지(68)가 사업자금을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거절한다며 술에 취한채 찾아가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의붓어머니(61)
까지 때린 혐의로 지난달 7일 경찰에 입건됐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