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아 대우 쌍용 등 국내 자동차업체 주력공장의 가동이 모두
중단됐다.

납품물량이 줄어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오던 부품업체들은 이로써
최악의 상태를 맞게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기아자동차가 파업 및 재고누증을 이유로
휴업에 들어간데 이어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이 지난 29일 발생한 화
재로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쌍용자동차도 쌓이는 재고를 견디지 못해 지난 27일 부터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대우자동차는 "29일 부평공장의 화재 사고로 전체 라인의 가동이
완전 중단됐다"고 밝혔다.

레간자를 생산하는 도장공장의 3층 상도부스에서 발생한 불은 10
여분만에 꺼졌으나 이번 화재로 공장 전체의 유틸리티 공급에 장
애가 생겨 완성차 조립라인이 모두 멈추었다 것이다.

대우는 다음주 집단휴가를 실시할 예정이어 2주일 가까이 공장가
동이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도장공장 화재는 쉽게 복구하기 어려워 레간자 라인은 휴가
이후에도 한동안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회사의 정리해고 강행에 따른 노조의 반발로 29일 다
시 휴업에 들어가 열흘간 울산공장의 공장가동을 중단키로했다.

현대 아산공장과 전주공장은 가동중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27일 단체휴가에 들어간 데 이어 다음주에는 휴
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아는 카니발 라인만 돌리고 있다.

현대 기아에 이은 대우와 쌍용의 주력공장 가동중단으로 부품업체들
의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의 경우 이미 노조가 첫 파업에 들어간 지난 5
월 27일 이후 2천8백여 1,2차 협력업체가 모두 4천1백27억원의 피해
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엔진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정일공업을 시작
으로 시트스폰지 제작업체인 (주)세화,센서 제작업체인 (주)적고 등
1차 협력업체 45개사가 부도를 냈다.

다른 완성차메이커 협력업체들의 부도도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기아사태가 발생한 지난 7월이후 지금까지 부
도를 낸 1차 협력업체는 기아.아시아자동차가 65개사,대우자동차.중
공업 48개사,쌍용자동차 30개사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품업계 관계자들은 "더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다"며 "정부가 특단
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한 자동차산업의 기반은 완전히 붕괴되고 말 것
"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호 기자 jh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