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간담회는 적잖은 진통을 겪었지만 기업구조개혁등 주요 현안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로부터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참석자들을 통해 회의분위기와 내용을 들어본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을 비롯한 7명의 경제장관, 김우중 전국경제인
연합회 회장대행(대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회장, 서울대 송병락교수 등
5명의 전경련자문교수단 등 19명의 참석자들이 사안마다 비교적 고르게
발언했다.

다만 5대 그룹회장들은 상대적으로 말이 적었고 김 회장이 재계측 대표자격
으로 중간 중간에 의견을 표명.

교수들은 해당사안에 대한 주장외에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설명이나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 다소 많은 시간을 차지하기도.

한 참석자는 "사회를 본 이 장관이 해당사안마다 관계장관들에게 얘기토록
하는 등 회의진행을 매끄럽게 해 전반전인 토론이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평가.

<>.정부와 재계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회의를 진행했지만
상호지급보증해소와 부채비율감축을 위한 중간목표 설명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특히 상보지보해소 중간목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계는 당초약속한 대로 상호지보를 2000년 3월까지 해소하면 되는데
굳이 중간목표를 설정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정부에 따졌다.

재계는 약속이행여부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는 정부가 야속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대해 정부는 확실한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중간목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양측은 일단 중간목표설정이라는 원칙에는 합의하고 구체적인
목표와 시기는 2,3차 회의에서 결정키로 했다.

부당내부거래에 대해서도 약간의 설전이 있었다.

재계는 부당한 내부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굳이 조사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에대해 정부는 계열사 후순위채를 값싸게 사주는 등의 부당행위를 그냥
둘 경우 재계가 고통분담을 외면한다는 비난을 받을수 있다며 조사강행을
관철시켰다.

<>.이번 간담회의 최대이슈는 5대 그룹간 빅딜(사업교환)로 알려졌으나
빅딜은 기업구조개혁의 한 주제였을 뿐이라고 참석자들은 강조.

또 "빅딜"이라는 말을 삼가고 한국말표기인 사업교환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

한때 거론된 자동차 석유화학 반도체업종의 교환등 구체적인 업종에
대해서는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다만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한국에 항공업체가 4개인데 이를 누구에게
사라고해도 가져갈 사람이 없다"며 "정부에서 중간역할을 해줄수 있느냐"고
물어 유일하게 구체적인 업종을 거론했다고.

한 참석자는 "빅딜에 관해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다"며 "다만
필요성과 원칙에 대해 이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