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는 달러화 뿐만 아니라 엔화에 대해서도 올들어 크게 절상됐다.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작년말 1백엔당 1천2백91원36전이었으나 27일
8백83원29전에서 개장, 8백54원42전까지 급상승했다.

작년말대비 51.1%나 오른 셈이다.

엔화가 대한 원화가치가 가장 낮았던 지난 1월말의 1천3백96원18전과
비교하면 63.4% 절상한 수준.

요즘들어선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연일 최고치 경신행진을 벌이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크게 두가지 차원에서 분석하고 있다.

딜러들은 달러화에 대해 원화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기록, 엔화에
대해서도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들어선 일본의 오부치 게이조 총리후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감
이 가중돼 엔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불안의 요체는 오부치의 개혁의지가 현재로선 불투명하지 않느냐는 우려다.

후임 대장상 인선과정에서 나타난 일련의 움직임도 국제사회를 실망케 하는
요소였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는 이날 달러당 1백42.08엔을
기록, 1.54엔 떨어졌다.

닛케이평균지수도 1만5천9백44엔으로 2.5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업체들의 경쟁력이 적절하게 유지될 수 있는 원.엔 환율이
1천원정도가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그러나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8백30엔으로 높아지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덩달아 국내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딜러들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절하로 돌아서든지,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가치가 회복되든지 해야만 원.엔 환율도 안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 문성진 딜러는 "8월중순 이후가 돼야만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엔화약세를 되돌릴 뚜렷한 변수가 없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