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역사를 맞아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50주년 제헌절 경축식은 여야간
정쟁으로 "식물국회" 상태에 빠진 국회의 현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기념식에는 윤관 대법원장, 김용준 헌법재판소장, 김인식 제헌국회동지회장
등 각계 대표 1천여명이 참석했으나, 정작 제헌절 행사의 주체인 입법부의
참석자는 1백명에도 못미쳤다.

행사도 20여분만에 끝났다.

경축사를 낭독한 김수한 전국회의장은 IMF사태라는 최대의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식물국회 상태를 방치하고 있는데 대해 개탄했다.

또 경축식에 참석한 국민회의 한화갑, 자민련 구천서, 한나라당 하순봉
총무는 단상뒤 내빈석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으나 서로 눈길 한 번 건네지
않았다.

특히 이날 경축식에 정당대표 자격으로 초청된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대행과
한나라당 조순 총재는 재.보선 선거운동 때문에 불참, 국민회의 김영배
의원과 한나라당 이한동 총재대행을 대신 보냈다.

또 보선 지원에 나선 자민련 박태준 총재를 대신해 김용환 수석부총재가
참석하는 등 여야 각 정당의 대표 전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이 총재대행 김윤환 김덕룡 신상우 이기택 부총재 등 총재단과
서청원 총장 등 당3역을 비롯한 수도권의원 60여명은 이날 동작동 국립현충원
에서 참배한뒤 오전 9시40분게 국회에 도착했다.

이들은 국회 장기공전에 항의하는 표시로 검은색 넥타이와 "헌정수호"라고
적힌 검은 리본을 달고 행사장에 참석했다.

행사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여당의원들이 오히려 야당의원들보다 적게
참석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