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2000년 표기(Y2K) 문제만 심각한게 아니다. 밀레니엄버그는 99년
부터 전산망을 노리고 있다"

기업 전산담당자들이 요즘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99년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99년 문제는 그동안 컴퓨터프로그래머들이 에러데이터를 처리하는 코드로
대부분 "999"나 "9999"를 사용해 온데서 비롯됐다.

예컨데 어떤 기업의 순익증가율을 계산해 보자.

지난해 순익이 1억원이고 올해가 2억원이라면 1백% 증가율로 계산된다.

그러나 지난해 1억원 적자를 낸뒤 올해 2억원의 흑자를 낸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산술적으로는 마이너스 3백%로 이익이 줄었다는 터무니없는 결과가 나온다.

이런 경우 프로그래머들은 그동안 답이 "999" 또는 "9999"가 나오도록
해놓았다.

이 숫자가 99년의 날짜와 겹쳐 전산시스템을 망가뜨릴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99년 새해 벽두부터 나타날수 있다.

날짜를 1월1일부터 일련번호로 표시하는 줄리언 방식을 사용한 컴퓨터
파일은 99년 9일째(1월9일)와 99일째(4월9일) 날짜를 각각 "999"와 "9999"의
에러데이터로 인식, 작동이 중단될수 있다.

날짜를 1년 12달, 1달 30, 31일로 나눠 표시하는 그레고리언 방식 컴퓨터
에서는 99년9월9일이 "9999"로 인식된다.

이 문제는 특히 공장자동화(FA)시스템에서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화설비에 사용되는 제어장치(PLC) 대부분이 이날 날짜를 "9999"로
인식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이에따라 주요한 재무.회계처리 프로그램이나 무역관련데이터처리
프로그램, 각종 제어장치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수 있다.

컴퓨터 조작과정에서 오류메시지가 나타나면 자동복구기능을 실행시켜 바로
잡을수 있으나 공장의 자동화설비는 시스템가동 자체가 중단될수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는 최근 미국내 금융기관에 2000년1월1일뿐
아니라 99년의 문제되는 날짜를 모두 "주요 테스트일자 체크포인트"에 넣어
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프로그래머들은 "Y2K 대응툴"에 매달리고 있다.

Y2K 툴로 문제되는 프로그램을 파악, 수작업으로 개선한 다음 검증툴로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프로그램을 교체하거나 폐기처분해야 한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정광택 이사는 "기존 프로그램은 물론 새로 구입하는
패키지에 대해서도 99년 문제를 철저히 체크해야 피해를 예방할수 있다"고
말했다.

< 손희식 기자 hssoh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