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샷이 아무리 핀에 붙어도 퍼팅이 안되면 별무소용.

지난번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에서 박세리의 신기록행진은 2라운드부터
퍼터를 바꾼데도 기인한다.

박의 퍼터교체를 계기로 퍼터와 퍼팅과의 관계를 분석해 본다.

<>박이 US여자오픈때 쓰던 퍼터는 샤프트가 헤드 맨 끝쪽에 붙은 L자형
퍼터이다.

L자형퍼터는 볼을 굴리는 스타일의 퍼팅에 적합하다.

퍼터구조자체가 힘주어 때리기는 어렵기때문에 빠른 그린에서 경사면을
타고 살살 굴러가는 스타일에 맞는다.

거리보다는 방향성위주의 퍼터로 보면 된다.

그러나 이 퍼터는 샤프트가 끝에 붙어 있기 때문에 컨택트순간 그립이
놀거나 스위트스포트에 안 맞으면 바로 헤드가 뒤틀린다.

정확히 치면 들어가고 조금이라도 터치가 부실하면 안들어가기 때문에
아마추어들보다는 프로용 퍼터로 볼수 있다.

세계에서 퍼팅을 가장 잘한다는 벤 크렌쇼가 L자형퍼터를 쓰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반면 박이 새로 사용한 오디세이 DF992는 샤프트가 헤드 가운데 붙은
T자형이다.

T자형 퍼터는 볼을 때리는 스타일에 적합한 거리용 퍼터이다.

T자형은 헤드무게배분이 양끝에 가중돼 있기 때문에 터치가 좀 부실하더라도
그런데로 목표를 향한다.

따라서 이퍼터는 느린그린에서 볼을 세게 때리는데 맞는다.

제이미파대회의 코스는 그린이 느리고 경사도 그리 많지 않았기때문에
이 T자형 퍼터가 들어 맞았던 셈이다.

<>또하나의 포인트는 퍼터 호젤이 구즈넥형태(넥이 "기역"자형으로 꺽여
헤드가 샤프트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형태)이냐 아니면 샤프트와 헤드
페이스가 거의 직선형태인 일자형이냐는 것이다.

DF992는 넥이 아주 약간 꺽인 일자형이다.

구즈넥은 헤드페이스가 뒤로 들어와 있기 때문에 볼과 페이스의 접촉이
생각보다 늦게 이뤄지며 자동적으로 퍼터의 직선 움직임이 길어진다.

반면 일자형은 구즈넥보다 볼이 일찍 접촉되기 때문에 컨택트가 정확한
프로들이 선호할수 있다.

이는 느낌의 영역이지만 그 느낌이 아주 중요한 프로들로서는 퍼터형태
자체가 우승이냐 아니냐를 좌우하는 것.

그린스피드나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퍼터선택, 그것은 골퍼들의 영원한
숙제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