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시 무장간첩 사건의 여파로 동해안 일대의 지역경제가 지난 96
년 잠수함침투 때처럼 큰 타격을 받게 되지나 않을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는 9월로 예정된 금강산 유람선 출항을 앞두고 모처럼 지역경제활성
화가 기대되고 있는 시점인데다 본격 휴가철과 맞물린 까닭에 지역민들이 느
끼는 경기 위기감은 상당하다.

12일 밤부터 통행금지 조치가 취해진 동해시와 강릉지역 일부에서는 이미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무장간첩 시체가 발견된 동해시 어달동에서 횟집을 경영하는 한 업주는 "무
장간첩 사건이 보도된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사태가 장기화해
통금이 계속 실시된다면 올 장사는 다한 셈"이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또 강릉시 경포대를 찾은 한 피서객도 "2, 3일 일정으로 동해안에 오기는
했지만 무장공비 사건이 일어났으니 계속 머무를 수 있겠느냐"며 "간첩침투
사건이 마무리 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휴가객을 기다린다는게 무리"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IMF 사태 등을 감안, 올 여름 해수욕장 피서객을 지난해보다 25만
명 가량 줄어든 4백50만명으로 잡는등 도내 전역에 걸쳐 모두 1천7백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빠른 시일내 상황이 종료되지 않는 한 이같은 기대는 물거품으로 끝
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와함께 사태의 장기화는 어선의 출어에도 제한을 가할 가능성이 있어 이
번 무장간첩 침투사건은 강원도 대부분의 산업에 깊은 주름살을 남길 것이라
는게 지역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원도는 지난 96년에도 관광객 감소,고랭지 채소 출하 차질 등으로 3천7백
96억원의 피해를 본 바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