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 아시아국들이 역내 무역에 대해 미 달러화가 아닌 자국통화를 통해
대금을 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의존을 줄여 아시아권의 통화가치를 안정시키자는 것이
취지다.

12일 말레이시아와 대만은 두 나라간 무역 대금을 자국 통화로 결제하기로
하고 지난 10일부터 실무협상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8일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자국통화로 상호간 무역을 결제
하기로 합의하고 빠른 시일내에 전문가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하기로 했다.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와관련, "말레이시아의 경우 대미
무역은 비중이 18%에 불과하지만 전체 무역대금중 달러 결제 비중이 70%에
이를 정도"라고 지적하고 "아시아 지역에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것을 방지
하려면 우선 아시아국들의 지나친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
했다.

아시아권의 이같은 역내통화 사용논의는 지난해말 마하티르 총리가 이를
전격 제의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역내 무역에서는 당사국들이 자국통화로 무역대금을
결제하고 차액에 대해서는 공신력 있는 화폐를 선택해 중앙은행들간에 대금
을 결제한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달러 의존도를 30%이상 낮출 수 있는데다 외환거래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까지 줄일 수 있어 달러부족으로 인한 외환위기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해당국들은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역내무역보다는 역외
무역비중이 크기 때문에 역내무역에서 자국통화를 사용하더라도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평가했다.

또 달러화에 견줄만한 공신력있는 통화를 확보하는 것도 어렵고 아시아지역
의 무역 대국인 중국과 한국의 동참여부도 아직은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