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급등, 수출과 외국인투자 유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외환시장에 개입해 원화가치를 달러당 1천3백원선에서
저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날 종가인
달러당 1천3백33원보다 6원 높은 1천3백27원에 거래가 시작된뒤 상승세를
지속, 작년 12월5일(1천2백30원)이후 7개월여만에 최고수준인 달러당
1천3백7원에 마감됐다.

원화가치는 지난달 중순 달러당 1천4백34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하순부터는 줄곧 달러당 1천3백원 후반대를 유지했었다.

그러나 지난 6일 달러당 1천3백45원으로 마감돼 1천3백원 전반대로
상승한뒤 이날은 하룻동안 달러당 26원이나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처럼 원화가치가 급등한 것은 수입격감으로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기업자산의 해외매각에 따른 외화유입 등으로 달러화
공급이 수요를 웃돌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외환딜러들은 설명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세는 예상보다 상당히 가파른
수준"이라며 "정부는 원화가치가 달러당 1천3백원 보다 더 오르지 않도록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시장개입은 한은이 달러를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이며 이를 방한중인 국제통화기금(IMF)정례협의단과 10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IMF와 지난 2.4분기 정책협의때 "환율이 급등락할 경우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조항(Smoothing operation)에 합의했기 때문에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원화가치가 이처럼 급등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가치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일본상품과
경쟁관계인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올들어 엔화가치는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치는 급등, 지난
2월말 1백엔당 1천2백94.27원 수준이던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9일
9백32.11원선까지 치솟았다.

그만큼 일본상품에 대한 한국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얘기다.

또 원화가치 급등으로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주춤해 외자유치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신원식 한국무역협회상무는 "수출업계는 원화가치가 달러당 1천4백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수출계약을 맺었다"며 "4개월정도 달러당
1천4백원대를 유지하던 원화가치가 네고시점에 가파르게 오를 경우
수출업계는 타격을 받을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