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은행 인수과정에서 "외인부대"가 등장했다.

이들 그룹에는 이번 6.29 은행퇴출과 직접 관계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은행 사람들도 끼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은행은 대동은행의 전산망을 복구하기 위해 조흥은행으로부터 전산
전문가 5명을 지원받았다.

IBM 기종을 쓰는 국민이 대동과 같은 유니시스기종을 사용하는 조흥측에
먼저 협조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컴퓨터를 공급한 유니시스사도 3명의 전문가를 보내 국민을 돕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같은 기종에 익숙한 사람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퇴출은행 전산직원들이 복귀해 모든게 정상으로 돌아갈때까지 정리
은행에 머물 예정이다.

그렇다고 인수은행이 이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퇴출을 가까스로 면한 평화은행 직원 30명도 하나은행의 충청은행 인수를
위해 지난 29일부터 대전에 머물고 있다.

"근로자은행"임을 강조해온 평화은행이지만 금융시장을 하루빨리 정상화
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해 지원요청에 응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주택 신한 한미은행 등 나머지 3개 인수은행은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도 아르바이트직원이나 감독관으로 나온 제일 등 다른
은행사람들과 어울려 일하는 형편이다.

현수막제조업체나 인쇄소, 정리은행 본.지점주변 숙박업소 등은 "퇴출 특수"
를 톡톡히 누리며 외인부대를 측면 지원하는 또다른 외인부대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