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싸움이 오히려 득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컴퓨터 운용체제인 "윈도98"이 예상과는 달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종전 제품인 윈도95에 비해 별다른 기능 향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MS가 미국 정부와 벌이고 있는 법정싸움 덕택으로
풀이하고 있다.

윈도98은 지난25일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후 4일동안 53만개가 판매됐다.

이는 요란한 광고속에서 출시됐던 윈도95와 판매 실적면에서 거의 맞먹는
성과다.

업계에선 미국정부가 MS의 독주를 막기위해 독점금지법으로 제동을 걸은
것이 결과적으로 윈도98을 선전만 해준 꼴이 됐다고 분석한다.

법정논쟁이 벌어지는 동안 윈도98의 특징이 이모저모 자세히 소개돼
MS로서는 별다른 노력없이도 엄청난 광고효과를 누리게 됐다는 것.

여기에다 연방고등법원에서 승소까지 했다.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앤 스티븐스씨는 "윈도95 출시때는
소비자들이 성능을 잘 몰랐지만 이번에는 법무부 덕택에 윈도98의 자세한
특징이 일간지에 대서특필 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물론 소비자들이 윈도98을 신뢰하고 있고 실제로 위도98의 출시를
기다리느라 지난 5월에 다른 컴퓨터소프트웨어가 안팔릴 정도이기는 했다.

또 윈도98의 판촉을 위해 컴퓨터 소매상들이 구매자들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등 인기몰이를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광고효과로 보자면 법무부와의 법정시비는 돈으로 따지기 어려울
정도라는 데 이견이 없다.

MS의 주가도 예상치 못한 윈도98 판매호조 덕에 지난 29일에는 3%,
30일에는 1%씩 올랐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