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열 기아자동차 회장이 기아자동차를 "고속철 선정방식"으로
공개매각키로 하고 오는 15일 입찰공고를 내붙이겠다고 밝힌데 대해
국내 자동차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일 기아가 국내업체에 제공하지 않은 기업정보를 포드에
모두 제공한 상태에서 입찰공고일을 보름 앞으로 잡은 것은 기아를 포드에
주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기아의 입찰과정은 반드시 투명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 관계자는 "그동안 기아가 포드와의 협상을 거치면서 기업 내부자료는
물론 향후 입찰관련 정보를 모두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8월초 입찰마감을 위해 15일 공고를 낸다는 것은 국내업체를
입찰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포드가 그동안 쿠퍼스&라이브랜드를 통해 기아의
경영상태를 완전히 분석했으며 최근에는 포드측 관계자 37명이 기아에
대한 실사를 거친 것으로 안다"며 "입찰이 이대로 진행된다면 정답을
보고 시험을 보는 쪽과 시험범위조차 모르는 수험생이 시험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대우자동차도 "정부가 고속철이나 PCS(개인휴대통신) 입찰에 공정성을
기했다고 하나 입찰과정의 불투명성으로 아직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며
"기아는 1백% 감자(감자)를 당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기존 대주주인 포드에만
유리한 절차를 구성하고 있다는 자체가 불투명한 절차가 아니냐"고 말했다.

삼성자동차 관계자도 "이런 방식이라면 입찰조건도 포드에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기아자동차의 의견을 완전 배제한채 채권단이
입찰 조건과 방식을 마련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종열 회장은 30일 기아자동차 입찰을 응찰가에 15%,입찰제안서에
85%의 가중치를 두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며 입찰조건과 입찰자격을
명시한 입찰공고를 15일 내겠다고 밝혔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