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업체 모나리자와 상호신용금고 등 10개기업을 인수하면서 일약 준재벌로
급성장한 피앤텍(P&TEC)의 신화는 1천억원대의 사기로 이뤄진 모래성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특수1부(문영호 부장검사)는 30일 수출신용장위조와 유가증권
위조 등의 방법으로 1천억원대의 자금을 조성, 계열사를 늘린 피앤텍
공동대표 이성용씨와 홍권표씨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조세부정환급에 관여한 박대만씨를 불구속기소하고 석수교역
대표 김기언씨 등 2명을 지명수배했다.

<>동신제지(피앤텍 전신)인수 =홍씨는 지난해 3월 부도직전의 동신제지를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30억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인수했다.

회사명을 피앤텍으로 변경한 뒤 홍씨는 당시 사조상호신용금고 차장이던
이씨와 공모, 피앤텍의 전환사채를 사들여 경영권을 장악했다.

전환사채 대금은 이씨가 S정기의 약속어음 2매를 할인해 받은 40억원으로
충당했다.

홍씨는 피앤텍이 상장사로 회사자금 유용이 쉽지 않자 이씨를 통해
사조금고에서 불법대출받은 50억원으로 피엔텍 파이낸스를 설립했다.

<>위장수출과 모나리자 인수 =홍씨 등은 신동아그룹 계열 무역회사인
신아원 대표 이모씨를 만나 명의를 빌려주면 반도체칩등의 외상거래를 통해
수수료를 주겠다고 제의,수출대행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피앤텍의 미국 현지법인과 짜고 수출입을 가장한 무역을 통해
신용장 대금으로 조흥은행 등 3개은행으로부터 1천15억원을 빼냈다.

이들은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모나리자를 2백억원에 인수하는 등 기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1천억여원중 수백억원은 계속 은닉하고 변제기가 돌아온 수출대금은 새로운
위장수출을 통해 그때 그때 갚아나갔다.

<>상호신용금고 인수 =이들은 상호신용금고에도 손을 댔다.

매입대금으로는 위장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몫돈이 사용됐다.

그러나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한 뒤 다시 신용금고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매입대금을 가져갔기 때문에 사실상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신용금고를 사들일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온양상호신용 금고와 인천의 신일상호신용금고를
각각 50억원과 75억원에 사들였다.

물론 매입 직후 40억원과 2백70억원을 계열사명의로 대출받아 사실상
매입대금을 환수해나갔다.

출자자 대출금지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이들은 협신과 대청상호신용금고 인수작업을 추진하던중 검찰에 검거됐다.

신일금고와 온양금고가 이들에게 대출해준 2백70억원과 40억원은 계열사
부도로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