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들 간들하던 주가 300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지난 16일이후 9일(거래일수 기준)만의 일이다.

엔화값이 1백42엔대 후반까지 떨어진데다 장막판에 퇴출은행명단 발표가
26일중 이뤄질 것이라는 풍문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300선 붕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수 하락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3일동안 장중에 여러차례 300선이 무너진 적이 있어 심리적인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시장관계자들은 당분간 전저점인 280에서 25일 이동평균선
근처인 320선 박스권내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오름세를 타기도 했으나 전날보다 2.03포인트
하락한 298.54를 기록했다.

<> 장중동향 =개장과 함께 300선이 무너졌다.

엔화값이 달러당 1백42엔대로 하락한 데다 외국인의 매도공세도 지속됐다.

그러나 선물과 연계한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쏟아지며 반등, 305포인트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이후 가랑비에 지속적인 경계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장 막판에 부실은행명단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이 전해지자 300선
밑으로 추락했다.

<> 특징종목 =은행주는 이날도 전체 거래량의 35.83%를 차지했다.

7백억원 증자 추진 소식으로 상한가까지 올랐던 경기은행은 마감무렵
하한가로 급반전했다.

퇴출은행명단 발표가 임박했다는 루머가 직격탄을 날렸다.

대동은행 동남은행도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충북은행은 상한가를 기록해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OB맥주는 오름세를 탔다.

벨기에 맥주업체인 인터브루사와 합작회사 설립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자사주 매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한전도 오름세를 탔다.

SK텔레콤도 초강세를 보였다.

장기 외화부채 신용등급이 B+에서 BB+로 올랐다는 소식이 밑거름이 됐다.

오름세를 타던 삼성전자는 반도체 추가 감산소식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현대전자도 약세를 보였다.

미국 자회사인 심비오스사를 매각하는 데 일단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7일자 ).